최정 / 모모 2013. 6. 10. 19:46

 산골 연가

      - 감나무

 

                                최정

 

 

 

 

 늙은 감나무 그늘에 앉아 감꽃 피기를 기다립니다.

 

 낯선 골짜기에 들어와 처음 밭 갈고, 터줏대감인 당신에게 막걸리 한 사발 올렸었지요.

 

 봄이 와도 새순 돋지 않아 조바심 나게 하더니, 어느새 무성한 잎 달고 있습니다.

 

 초보 농사꾼이 일군 밭에도 감자꽃이 피고 호박까지 앞 다투어 꽃 피우는데, 당신은 감감 무소식입니다.

 

 감꽃 피기를 기다립니다. 꽃 피는 날엔 농기구 내려놓고, 당신에게 달려와 하루 쉬었다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