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 토끼풀 최 정 비쩍 마른 검둥이가 외양간 독차지하더니 돼지우리엔 토끼들만 조몰조몰 몰려다닌다 두어 달 병원에서 손톱 허옇게 흙물 벗은 아버지 밥만큼 약을 삼키고 여름내 토끼풀만 뜯는다 어릴 적 동무들과 뛰어놀다 지치면 뜯어오던 토끼풀 아버지, 이제 그냥 편히 쉬세요 아녀, 가을 되믄 토끼.. # 창작시 - 최정/대학 시절 시(1992-1996) 2010.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