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대학 시절 시(1992-1996) 28

故 김남주 시인의 묘소에서

故 김남주 시인의 묘소에서 최 정 찌르르, 찌르르 덜컹이는 차창에 매달려 여치 한 마리 따라 왔나 봅니다 무명열사의 무덤 지나 당신이 누운 곳 찌르르, 찌르르 여치 한 마리가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술 한잔 올릴 때마다 슬픔처럼 메뚜기가 툭툭 튀어 오릅니다 들녘에는 절망의 내용도 없이 낟알의 ..

그는 왼쪽으로 돌아눕지 못한다

그는 왼쪽으로 돌아눕지 못한다 아버지 최 정 그는 머슴이었다 맨몸으로 농사지어 땅 마련한 억척스런 사내였다 다락방에 몰래 숨어 있다 끌려간 그였지만 사단 전멸당하고 기적처럼 목숨 건진 그였지만 6․25 아침 밥상마다 한밤중 마신 물이 알고 보니 사람 피였다는 둥 인민군들이 까맣게 몰려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