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신간 시집, 푸른 돌밭 출판사 서평 경북 청송 산골, 1인 여성 농부 최정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푸른 돌밭>> 노동과 침묵의 시학 시인의 독한 마음과 높고 따뜻한 마음이 함께 담긴 시편들 최정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 나왔다. 시인은 도시 생활을 접고 2013년부터 경북 청송의 작은 골짜기에서 혼.. # 여러 짧은 글/그냥, 둘곳없는 이야기들 2019.10.27
갑을 관계 갑을 관계 최 정 나에게 갑은 날씨이다. 가물면 웅덩이 물 퍼 나르고 폭우가 쏟아지면 배수로를 낸다. 나에게 갑은 풀과 온갖 벌레들이다. 고추에는 진딧물이 극성이고 톡톡이가 배추 이파리에 숭숭 구멍을 낸다. 풀을 뽑다가 지치면 갑이 자라게 둔다. 갑들의 횡포에 어리석게 저항하지 .. # 창작시 - 최정/2015-19년 시(대부분 비공개) 2015.03.12
옆집 암탉 2 옆집 암탉 2 최 정 암탉들이 사라졌습니다. 호시탐탐 노리던 너구리가 범인인일까요? 무정란인 줄 모르고 지극정성 품고 있는 암탉이 안쓰럽다던 옆집 아저씨 아랫집에 내려가 유정란 몇 알 얻어 온 날에, <<아라문학>>, 2015, 봄호. # 창작시 - 최정/2015-19년 시(대부분 비공개) 2015.03.12
동인천에서 동인천에서 최 정 아빠가 되어 앞머리가 다 빠진 동기와 살이 좀 붙어 중년 티가 나는 선배와 연애를 포기한 후배와 줄지 않는 술잔을 들고 옛날처럼 앉아 있다. 세상은 감쪽같이 우리를 속였다. 도망치던 골목길을 쳐다본다. 최루가스 눈물콧물 범벅되어 뒷걸음만 쳤다. 무서웠다고 고백.. # 창작시 - 최정/2015-19년 시(대부분 비공개) 2015.03.11
옆집 암탉 1 옆집 암탉 1 최 정 한 세상을 품고 있습니다. 끼니도 거른 채 꼼짝 않습니다. 나는 여태껏 혼자 알을 깨겠다고 발버둥 쳤습니다. 나들이도 안 나가고 지키고 있습니다. 살금살금 들여다보기 미안해집니다. 알고 보니 암탉만 여섯 마리, 아무리 품어도 깨어날 수 없는 무정란입니다. 봄볕 무.. # 창작시 - 최정/2015-19년 시(대부분 비공개) 2015.03.11
산골연가 - 갑오년 겨울 산골연가 - 갑오년 겨울 최 정 꽁꽁 언 골짜기 단숨에 삼킬 듯 매서운 바람 몰려와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버렸습니다 숲속 마른 나무들이 일제히 휘어지며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 당깁니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깨었다 다시 무섭도록 깊은 잠이 쏟아집니다 육십갑자 두..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4.12.23
산골 연가 - 홍시 산골 연가 - 홍시 최 정 잎 다 떨군 마른 몸뚱어리에 꽃 피운 건 당신뿐이군요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 야윈 가지 끝마다 작고 야무진 수백 개의 꽃을 달았군요 겨우 한 해 농사를 마치고 빈 밭에 서니 당신만 환하게 빛납니다 저무는 순간이 다 쓸쓸한 건 아니라고 당신이 남긴 마지막 살점 ..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4.11.21
산골 연가 - 수수께끼 산골 연가 - 수수께끼 최 정 가을걷이 막바지 힘에 부쳐 저녁 차리기도 귀찮아 마른 김 구워 간단하게 먹기로 한다 강철 체력이었나 일곱 자식 건사하며 밭일 마치고 아궁이에 불 때서 밥 짓고 깻잎, 콩자반에 두부, 조청은 다 어찌 만들어 주셨나 마른 김 같은 노모의 검버섯 우적우적 씹..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4.11.13
산골 연가 - 낙엽비 산골 연가 - 낙엽비 최 정 비처럼 낙엽이 내립니다 햇살에 바싹 말라 사각사각 내리는 이 소리 차곡차곡 담아 일분일초 다투며 살고 있을 당신에게 고스란히 보내주고 싶습니다 그곳에서도 사각사각 소리가 날 테지요 잠시나마 창밖을 볼 테지요 비처럼 낙엽이 내립니다 #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201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