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 관계 갑을 관계 최 정 나에게 갑은 날씨이다. 가물면 웅덩이 물 퍼 나르고 폭우가 쏟아지면 배수로를 낸다. 나에게 갑은 풀과 온갖 벌레들이다. 고추에는 진딧물이 극성이고 톡톡이가 배추 이파리에 숭숭 구멍을 낸다. 풀을 뽑다가 지치면 갑이 자라게 둔다. 갑들의 횡포에 어리석게 저항하지 .. # 창작시 - 최정/2015-19년 시(대부분 비공개) 2015.03.12
옆집 암탉 2 옆집 암탉 2 최 정 암탉들이 사라졌습니다. 호시탐탐 노리던 너구리가 범인인일까요? 무정란인 줄 모르고 지극정성 품고 있는 암탉이 안쓰럽다던 옆집 아저씨 아랫집에 내려가 유정란 몇 알 얻어 온 날에, <<아라문학>>, 2015, 봄호. # 창작시 - 최정/2015-19년 시(대부분 비공개) 2015.03.12
동인천에서 동인천에서 최 정 아빠가 되어 앞머리가 다 빠진 동기와 살이 좀 붙어 중년 티가 나는 선배와 연애를 포기한 후배와 줄지 않는 술잔을 들고 옛날처럼 앉아 있다. 세상은 감쪽같이 우리를 속였다. 도망치던 골목길을 쳐다본다. 최루가스 눈물콧물 범벅되어 뒷걸음만 쳤다. 무서웠다고 고백.. # 창작시 - 최정/2015-19년 시(대부분 비공개) 2015.03.11
옆집 암탉 1 옆집 암탉 1 최 정 한 세상을 품고 있습니다. 끼니도 거른 채 꼼짝 않습니다. 나는 여태껏 혼자 알을 깨겠다고 발버둥 쳤습니다. 나들이도 안 나가고 지키고 있습니다. 살금살금 들여다보기 미안해집니다. 알고 보니 암탉만 여섯 마리, 아무리 품어도 깨어날 수 없는 무정란입니다. 봄볕 무.. # 창작시 - 최정/2015-19년 시(대부분 비공개) 201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