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우물 최 정 어둠이 물감처럼 풀어진 우물이 있었다 아이가 퍼 올리고 퍼 올리는 커다란 두레박에는 어둠이 가득 했다 함께 살던 돼지가 목을 따인 채 우물 옆에서 붉은 피를 콸콸 쏟아냈다 우물에는 늘 이끼가 푸르렀다 아이도 이끼처럼 빨리 자랐다 어둠을 퍼 올리고 퍼 올리면 언젠가 ..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