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최 정
비구름 몰려오자
숨바꼭질하는 산
한 곽에 오백 원짜리
염색약 풀어 솔질하는 어머니는
낫 모양으로 휘어진 아버지
종일 벤 토끼풀
다 젖겠다고
흰 머리카락 감쪽같이
숨긴다
이런 날은
부침개가 먹고 싶다고
부러 어리광 부려본다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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