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최 정
노랗게 떨어진 은행잎
무심코 깔고 앉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저렇게 순한 개의 이름이 오체(투지)란다
어쩌자고 주인은
강원도 홍천 산골
낮은 지붕을 지키는 개에게
저리 무거운 이름을 지어준 걸까
두 무릎과 팔꿈치
심지어 이마까지 온전히 땅에 대 본적 없는
이 하룻밤 나그네에게 일갈하듯
화두(話頭)를 던지네
너는 처절하게 밑바닥을 사랑한 적 있느냐
* 오체투지(五體投地) - 불교에서 예배하는 방법의 하나로 두 무릎과 두 팔, 머리를 땅에 대고 하는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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