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내경-素問』<소오과론편疎五科論篇>
의료에서 범하기 쉬운 오과
황제가 이렇게 말하였다.
“오, 참으로 심원하도다! 의도의 멀고도 무궁함은 마치 깊은 연못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고 정처 없이 떠다니는 흰 구름을 보는 것과 같소. 연못은 깊다 해도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있지만 정처 없이 떠다니는 구름은 그 정도를 알지 못하지요. 성인의 의실은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었고, 그 의론은 뜻을 헤아려 보면 반드시 일정한 법칙이 있었소. 이러한 법칙을 따르고 지키면서 의학의 원칙에 따라 질병을 치료함으로써 만민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이오. 그러므로 오과, 즉 의료에서 범하기 쉬운 다섯 가지 과실과 사덕, 즉 의사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덕행이 있는데 선생은 이것을 알고 있는지요.”
뇌공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번 절하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신이 나이가 어리고 어리석고 몽매하여 오과와 사덕에 관해 듣지 못했습니다. 단지 형, 중, 명, 목의 유형만을 비교하여 내용 없이 경의 뜻을 인용했을 뿐이었고, 심은 그 심원함을 밝히지 못하였으므로 대답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1) 황제가 이렇게 말하였다.
"무릇 질병을 진찰할 때에는 반드시 환자의 귀천이 어떻게 변화했는가에 대해 물어야 하지요. 만약 예전에는 귀한 신분이었으나 후에 비천하게 된 사람은 비록 외사가 침입하지 않아도 질병이 내부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탈영이라 하지요. 예전에는 부유하였으나 후에는 가난하게 되어 이를 한탄하여 얻은 병은 실정이라 하지요. 이들은 모두 오장의 기가 운행하지 못하여 울체되고 이것이 점차 누적되어 병이 된 것이지요. 의사가 이러한 질병을 진찰할 때에는 병이 장부에 있지 않고 형체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의혹을 갖게 되고 병명을 알지 못하지요. 환자는 신체가 나날이 여위고 기가 허하며 정이 소모되지요. 그 결과 병세가 심해지고 기운이 없으며 양기는 날로 쇠약해지므로 오한으로 떨고 잘 놀라는 증상이 나타나지요. 시간이 갈수록 병이 심해지는 것은 밖으로는 위기가 손상되고, 안으로는 영혈이 소모되는 까닭이지요. 의술이 뛰어난 의사라도 이러한 정황을 소홀이 하면 병정을 알지 못하게 되지요. 이것이 치료에 있어서 첫 번째 과실이지요."
2) "무릇 질병을 진찰할 때에는 반드시 환자의 음식과 주거 환경에 대하여 물어야 하지요. 갑자기 즐거워하거나 갑자기 슬퍼하거나 처음에는 즐거워하고 후에는 괴로워하는 것은 모두 정기를 상하게 하는데 정기가 고갈되면 형체가 손상되지요. 갑자기 화를 내어 음기를 손상시키거나, 갑자기 기뻐하여 양기를 손상시키면 궐기가 상행하여 경맥이 가득해지고 신기가 형체를 떠나게 되지요. 어리석은 의사는 이것을 치료할 때 보사하는 것을 모르고 병정을 알지 못하여 바르게 치료하지 못하지요. 그 결과 환자의 정기는 나날이 쇠잔해지고 사기는 더욱 왕성해지는데, 이것이 치료에 있어서 두 번째 과실입니다."
3) "진맥을 잘하는 의사라면 반드시 보통 질병과 보통과 다른 질병과를 비교하여 분류하여 이를 바로 헤아림으로써 그 병정을 알아내야 하지요. 만약 의사가 이러한 이치를 모르면 그 진찰은 좋은 진찰이 못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치료에 있어서의 세 번째 과실이지요."
4) "진찰할 때 삼상(三常)이 있지요. 즉, 귀천, 높은 지위에서의 몰락, 명예욕에 대하여 반드시 물어 보아야 하지요. 왜냐하면 귀한 분이 권력을 잃게 되면 비록 외사가 침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정신이 손상을 받으므로 신체는 반드시 망가지기 때문이지요. 예전에 부유하던 사람이 일단 가난해지면 비록 외사에 의해 손상되지 않더라도 피모는 거칠어지고 근맥이 오그라들며 발을 절게 되는 병이 생기지요. 만약 의사가 엄숙하지 못하여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밖으로 유약함을 드러내어 치료의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 병을 치료하지 못하지요. 그러면 의료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것이 치료에서의 네 번째 과실이지요."
5) “무릇 진찰에는 반드시 발병의 시초 및 경과 상황을 알아야 하고, 근본을 살펴 그 말단을 알아야 하며, 진맥을 할 때 남녀를 구별해서 그 적합한 것을 살펴야 하지요. 이별하여 친애를 잃고 정지가 울결된 경우나, 근심, 공포, 기쁨, 노여움 등은 모두 오장을 공허하게 하고 기혈을 흩어지게 하는데 의사가 이를 알지 못한다면 어찌 의술을 말하겠소? 일찍이 부유했던 사람이 파산하여 정신과 형체가 크게 손상되고 근맥의 영양이 단절했는데 신체가 비록 예전처럼 행동한다 하더라도 진액은 자생하지 못하지요. 따라서 구상한 것은 패결이 있고 혈기는 머물러 흩어지지 않으면 답답하고 열이 나며, 양분에 돌아가므로 농혈이 축적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한경이 교차하게 하지요. 의술이 조잡한 의사가 이를 치료할 때는 한열이 고름이 고여 발생된 것을 모르고 보통 열병으로 판단하여 여러 차례 음양 경맥을 자침한다면 신체는 날로 여위며 사지에는 쥐가 나는데 죽을 날을 기다릴 뿐이지요. 의사가 이를 상세하게 밝히지 못하고 발별의 원인을 묻지도 않으며 단지 병이 이미 위중하다고만 말한다면 이 또한 조잡한 의사지요. 이것이 다섯 번째 과실이지요. 무릇 이 다섯 가지는 모두 배운 의술이 정통하지 못하고 인사정황에 밝지 못한데서 오는 것이지요.”
진단 치료시의 일반적인 수칙
“성인은 질병을 치료할 때 반드시 천지음양, 사시의 변화규율, 오장육부, 음양표리. 자침자, 뜸, 돌침, 약물의 적용 범위를 알고, 인사 정황의 변동을 상세하게 살핌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상규를 파악하였으며, 빈부귀천에 따른 환자의 체질 특징을 구분하고 연령을 물었으며, 성격이 용감, 겁약한 이치를 이해하였고, 병색이 나타난 부위를 살핌으로써 질병의 발생 원인을 이해하였으며, 사시팔정의 기과 삼부구후의 맥상 등을 결합시켜 분석하였으므로 성인의 진찰은 반드시 합당하였지요.
질병을 치료하는 이치는 원기의 강약을 중시하여 그 질병의 원인을 밝혀야 하는데, 만일 이를 밝힐 수 없는 것은 병변이 표리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기혈의 다소와 자침의 심천 등의 상규를 준수하여 치료하되 취혈 원칙을 위반해서는 안 되지요. 이 방법에 따라 치료하면 종신토록 과오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지요. 만일 취혈 원칙을 알지 못하면 오장에 열이 울결되게 하고 장부에 옹창을 발생하게 하지요. 병을 진찰함에 있어 자세하고 신중하지 않은 것을 실상이라 하는데, 신중하게 이러한 치료원칙을 준수하면 자연적으로 경의 취지에 부합하지요. 과에 정통하고 음양의 변화를 헤아리며, 일반적인 질병과 특이한 질병 및 오장의 질병은 명당의 색을 살펴서 진찰하고 질병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자세하게 살핀다면 곧 마음먹은 대로 치료 할 수 있게 되지요”
'# 동양 의학(침뜸) > 황제내경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제내경-素問』<생기통천론편> - 양기의 중요성 (0) | 2011.01.31 |
---|---|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 - 김동영의『황제내경소문대해1』 (0) | 2011.01.26 |
『황제내경-素問』<이법방의론편> - 치료방법의 종류 (0) | 2011.01.25 |
『황제내경-靈樞』<오색五色> - 얼굴의 색진 (0) | 2011.01.23 |
『황제내경-靈樞』<배유背兪> - 배유혈 (0) | 2011.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