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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내경-素問』<생기통천론편> - 양기의 중요성

최정 / 모모 2011. 1. 31. 10:19

『황제내경-素問』<생기통천론편生氣通天論篇>

 

 사람은 자연의 음양과 관통(貫通)하고 있다.

 황제가 이렇게 말하였다.

 “무릇 예로부터 하늘에 통하는 것, 즉 사람이 자연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생의 근본이고, 그 근본은 음양에 있다고 했습니다. 천지, 상하, 사방에서, 사시 변화가 일어날 때 사람의 구주, 구규, 오장 및 십이절 모두는 자연의 기와 상통합니다. 천기의 음양은 지(地)의 오행에서 나오고, 지(地)의 오행은 위로 천(天)의 삼음삼양과 상응합니다. 사람이 만약 천, 지, 인의 상통하는 규율을 자주 어기면 사기가 인체를 손상시킵니다. 그러므로 음양오행의 변화에 잘 적응 조화해 나가는 것이 수명을 연장하는 근본이 됩니다.”

 

 “창천의 기가 청천하면 사람의 정신도 맑고 고요해지며, 이를 따르면 양기가 든든하게 됩니다. 따라서 비록 해로운 사기가 있을지라도 능히 해칠 수 없게 되는데. 이것이 사계절의 질서입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정신을 집중하고 천기에 복종하여 신명(神明)을 통하게 합니다. 이를 그르치면 안으로 구규(九竅)가 막히고 밖으로 기육이 옹체되어 위기(衛氣)가 흩어져 버립니다. 이를 자상(自傷)이라 하는데 이는 스스로 기를 소멸시켜 버리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양기(陽氣)의 중요성

 양기는 마치 하늘과 태양의 관계와 같아서 그 장소에 있지 않으면 수명을 요절하게 하며 밝게 드러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은 운행할 때 태양으로 광명하게 합니다. 이러한 연고로 사람의 양기도 몸의 상부로 올라가 밖을 보위하는 것입니다.

 한사(寒)가 원인이 되어 병이 났을 때는 마치 문지도리가 돌쩌귀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과 같아야 하는데 그 기거함이 갑작스러우면 신기가 떠올라 버립니다.

 서사(暑)가 원인이 되어 병이 났을 때에는 땀이 나며, 번(煩)하면 숨이 가쁘고 갈증이 나며, 안정되면 말이 많아지고, 몸은 마지 숯이 타들어 가듯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땀이 나야 사기가 흐트러집니다.

 습사(濕)가 원인이 되어 병이 났을 때에는 머리가 마치 무엇에 뒤집어 쓴 것과 같고, 습열이 물러가지 않으며, 큰 근육은 수축하여 짧아지고, 작은 근육은 길게 늘어집니다. 이 때 수축하여 짧아지면 경련하게 되고, 길게 늘어지면 위약해집니다. 기(氣)가 원인이 되어 병이 났을 때에는 부종하게 되는데, 사유(四維)가 번갈아 가면서 병이 나면 양기가 다하고 맙니다.

 

 양기라는 것은 번노(煩勞)하면 항성해져서 정이 끊어져 다하고, 겨울의 병이 누적되어 여름에까지 이어져 여름의 열과 중복하게 되면 사람은 전궐(顚蹶), 즉 양이 극도로 항진되어 음정을 졸여 볶으므로 기역하고 혼궐하게 되는 병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 결과 눈은 멀어 볼 수가 없고, 귀는 닫혀 들을 수 없는데, 그 무너져 내리는 모양이 마치 제방이 무너지는 것과 같고, 물이 겉잡을 수 없이 세차고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과 같아 막아낼 수가 없습니다.

 양기라는 것은 크게 노하면 형과 기가 막혀 끊어지고 혈이 상초에 울적하여 사람은 박궐(薄厥), 즉 기혈이 위로 상역하여 혼궐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근이 상하여 제멋대로 풀어지면, 그것을 자기의 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게 되고, 반신에만 땀이 나며, 편고(偏枯), 즉 몸이 한 쪽만 시드는 병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기름진 음식이 변하면 큰 종기가 생길 수 있고, 병을 받아들임이 마치 빈 그릇을 들고 물건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아집니다. 노고로 땀을 흘릴 때 바람을 맞으면 한사가 핍박하여 코에 열꽃이 피고, 이것이 울하면 뾰루지가 됩니다.

 

 양기라는 것은 정(情)하면 신(伸)을 길러주고, 화평하면 근(筋)을 길러줍니다. 땀구멍이 열리고 닫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기가 엄습하면 구루병이 생기고, 이것이 맥중에 함입되면 루(僂), 즉 부스럼이 생겨 살갗으로 번지게 됩니다. 사기가 수혈의 기로 화하여 안으로 오장에 들어 심기를 핍박하면 잘 두려워하게 되고 간기를 핍박하면 잘 놀라게 됩니다.

 영기(營氣)가 거역하면 혈(血)이 울결하게 되고 그 결과 열이 모여 곪게 됨으로 옹종이 됩니다. 백한(魄汗), 즉 자한이 그치지 않으면, 형체가 여위고 기가 소진되기 때문에 혈수(血腧)가 막혀 풍학(風虐)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풍은 모든 병의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인체의 양기가 청정하면 주리가 닫혀 침범할 수가 없기 때문에 비록 대풍이나 사나운 독이라 하더라도 이를 해칠 수 없는데, 이것은 계절의 질서에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병이 오래되면 전화하는데 상하가 교통하지 못하면 음양수화가 괴리(乖離)되기 때문에 양의라 할지라도 치료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양이 축적되면 병도 낫지 않아 죽게 되고, 양기가 막히게 되면 막힌 것은 마땅히 사해야 하는데, 서둘러 정확하게 치료하지 않고 서툴게 다루면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사람의 양기는 하루 중 낮 동안은 외표를 주관하는데, 아침에는 양기가 생하고 한낮에는 양기가 융성해지며 저녁이 되면 양기는 허해지고 땀구멍은 닫히게 됩니다. 이 때문에 날이 저물면 양기를 수렴하여 외부의 사기를 막아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근골을 불필요하게 움직이면 양기가 거역하게 되고 음정이 소모되기 때문에 요동시켜서는 안 되고, 안개 이슬 따위에 몸을 드러내어 한습의 침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루 중 이 세 때를 어기면 몸이 노곤하고 쇠약하게 됩니다.

 

 

 양기(陽氣)와 음정(蔭精)과의 관계

 기백이 이렇게 말하였다.

 “음은 정(精)을 저장하여 기를 생하고, 양은 밖을 보위하여 든든하게 합니다. 음과 양은 안과 밖에서 서로 평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만약 음이 쇠하여 그 양을 이기지 못하면 맥의 흐름이 핍박을 받아 빨라지고 양기가 중첩되면 높은 곳에 올라가 노래 부른다던가 옷을 벗어 던지면서 내달리든가 하는 광증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양이 그 음을 이기지 못하면 오장의 기가 다투게 되어 구규(九竅)가 통하지 않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성인은 음양을 각기 있어야 할 곳에 펼쳐 놓아 편승하지 않게 하여 근맥이 화동(和同)하고, 골수가 견고하며, 기혈이 모두 순해지게 했습니다. 이와 같으면 내외가 조화되고 사기가 해칠 수 없으며, 이목이 총명해지고, 진기가 확립되어 정상적인 상태가 유지 됩니다.

 풍사(風)가 침입하여 음기(淫氣)가 됨에 음정(淫精)이 이에 소멸되고 사기가 간을 상하게 합니다. 또한 포식하면 근맥이 이완되어 풀어지며 농혈을 쏟거나 치창이 되고, 과도하게 마시면 기가 거역하고, 방사가 과도하면 신기가 손상되어 요추골이 손상됩니다.

 

 무릇 음양의 요점은 양기가 빽빽해야 음기가 안에서 든든해지는데, 음양이 불화하면 마치 봄은 있으나 가을이 없고, 겨울은 있으나 여름이 없는 것과 같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이들을 조화시키는 것을 일러 성도(聖道)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양이 왕성하여 빽빽할 수 없으면 음기가 이에 끊어지며, 음이 화평하고 빽빽하면, 즉 음양이 잘 협조하면 정신이 다스려지고, 음양이 분리되면 정기(精氣)가 끊기게 됩니다.

 노풍(露風)에 손상되면 한열이 발생하는데, 이로써 봄철 풍사에 손상되면 사기가 여름까지 계속 머물러 동설이 되고, 여름철 서사에 손상되면 가을에 학질이 되며, 가을철 습에 손상되면 상역하여 기침을 하고 위증(痿證)과 권증(厥證)이 되며, 겨울철 한사에 손상되면 봄에 반드시 온병이 되어 사시의 기는 번갈아 가며 오장을 상하게 합니다.

 

 

 음의 근본이 되는 것은 음을 다치게 하는 것이다.

 “음정(陰精)의 생성은 그 근본이 오미에 있고, 음정이 머무는 오장은 오미가 이를 상하게 합니다. 이런 까닭에 신맛이 지나치면 간기가 항성해 져서 비기가 끊어지고, 짠맛이 지나치면 대골의 기가 노상(勞傷) 기육이 여위어 위축되며 심기가 억제됩니다. 단맛이 지나치면 심기가 천만해지며 밖으로는 얼굴색이 검어지고 안으로는 신기가 형평을 잃게 되며, 쓴맛이 지나치면 비기가 윤택하지 못하여 위기가 창만해지고, 매운맛이 지나치면 근맥이 무너져 늘어져서 정신이 재앙을 입게 됩니다. 이런 까닭에 조심스레 오미를 조화시키면 뼈가 바르게 되고 근이 부드러워지며 기혈이 흐르고 주리가 고밀해져서 골기가 강건해집니다. 또한 조심스레 도를 법대로 지키면 길이 천명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