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오체투지

최정 / 모모 2010. 11. 29. 13:47

 

 오체투지

 

 

 

                   최 정

 


 

 

 노랗게 떨어진 은행잎

 무심코 깔고 앉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저렇게 순한 개의 이름이 오체(투지)란다

 

 어쩌자고 주인은

 강원도 홍천 산골

 낮은 지붕을 지키는 개에게

 저리 무거운 이름을 지어준 걸까

 

 두 무릎과 팔꿈치

 심지어 이마까지 온전히 땅에 대 본적 없는

 이 하룻밤 나그네에게 일갈하듯

 화두(話頭)를 던지네

 

 너는 처절하게 밑바닥을 사랑한 적 있느냐

 

 


 * 오체투지(五體投地) - 불교에서 예배하는 방법의 하나로 두 무릎과 두 팔, 머리를 땅에 대고 하는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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