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최 정
그대는 알고 있었나요
취중 진담이라도 마음 내보이고 싶어
쉽게 취하지 못하는 술을 자꾸 마시면서
시간은 또 자꾸 가고
취한 사람들 하나 둘씩 집으로 가는데
어느덧 허름한 술집은 여러 번 바뀌어
희뿌옇게 밝아오는 구석진 의자에 앉아
이젠 둘만 남아
더는 넘어가지 않는 소주 한 병을 놓고
그대는 알고 있었나요
끝내 고백을 못하고 돌아서는 등 뒤
첫눈이 흩날리고 있었다는 것을
열지 못한 첫마음처럼 수줍게 한두 송이 흩날리던 것이 그해 첫눈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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