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연가
- 늦가을 저녁
최 정
새들의 재잘거림 한순간에 사라지고
쓸쓸해지는 저녁이 있다
소란스레 지저귀던
그 많은 새들은 다 어디로 갔나
부리를 닦고 긴 밤 보낼 준비라도 하나
마른 잎 하나 둘 바람에 밀려
서걱서걱 부딪치는 소리
유난히 크게 들린다
열흘이면 올 농사일도 끝날 텐데
일 마치고도 선뜻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이는 저녁이 있다
이런 날은
바람이라도 불어오지 않았으면
새들이 더 오래 재잘거려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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