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비밀
최 정
왜 숨 가쁘게 이곳까지 달려왔냐고
묻는다면
젖무덤 때문이라고 해야 하나
커다란 젖무덤 같은 무령왕릉
둥글고 부드러운 선 하염없이 바라본다
- 여자의 젖은 무덤일까
- 절정의 그 순간, 얼굴 묻고 싶은 아늑한 곳일까
- 죽어도 좋은, 죽어서도 못 잊는 사랑 같은 것일까
천년의 비밀로 탱탱한 무령왕릉
유혹적인 백제의 젖무덤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부드럽게 빨려……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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