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부평동 시절 시(1999-2009)

천년의 비밀

최정 / 모모 2010. 12. 5. 13:25

 

천년의 비밀


 


                           최 정


 


 


 


왜 숨 가쁘게 이곳까지 달려왔냐고


묻는다면


젖무덤 때문이라고 해야 하나


 

커다란 젖무덤 같은 무령왕릉


둥글고 부드러운 선 하염없이 바라본다


- 여자의 젖은 무덤일까


- 절정의 그 순간, 얼굴 묻고 싶은 아늑한 곳일까


- 죽어도 좋은, 죽어서도 못 잊는 사랑 같은 것일까


 

천년의 비밀로 탱탱한 무령왕릉


유혹적인 백제의 젖무덤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부드럽게 빨려……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 창작시 - 최정 > 부평동 시절 시(1999-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  (0) 2010.12.05
정림사지오층석탑  (0) 2010.12.05
나무에게 묻는다  (0) 2010.12.05
여자의 꽃  (0) 2010.12.05
좌변기에 앉아  (0) 201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