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송경동
용산4가 철거민 참사 현장
점거해 들어온 빈집 구석에서 시를 쓴다
생각해보니 작년엔 가리봉동 기륭전자 앞
노상 컨테이너에서 무단으로 살았다
구로역 CC카메라탑을 점거하고
광장에서 불법 텐트 생활을 하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을 두 번이아 점거해
퇴거 불응으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허가받을 수 없는 인생
그런 삶처럼
내 시도 영영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누구나 들어와 살 수 있는
이 세상 전체가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송경동의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2010(2009초판))중에서
'# 시 읽기 > 좋은시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영 '풍경' (0) | 2010.12.14 |
---|---|
이기인 '몸살' (0) | 2010.12.13 |
송경동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0) | 2010.12.13 |
손곡(蓀谷) 이달(李達)의 시 (0) | 2010.12.10 |
이홍섭 '섬' (0) | 201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