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읽기/좋은시 읽기

송경동 '무허가'

최정 / 모모 2010. 12. 13. 12:29

무허가

 

 

                      송경동

 

 

 

 

용산4가 철거민 참사 현장

점거해 들어온 빈집 구석에서 시를 쓴다

생각해보니 작년엔 가리봉동 기륭전자 앞

노상 컨테이너에서 무단으로 살았다

구로역 CC카메라탑을 점거하고

광장에서 불법 텐트 생활을 하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을 두 번이아 점거해

퇴거 불응으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허가받을 수 없는 인생

 

그런 삶처럼

내 시도 영영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누구나 들어와 살 수 있는

이 세상 전체가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송경동의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2010(2009초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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