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내경-素問』<상고천진론편上古天眞論篇>
양생(養生)의 법칙과 의의
황제가 천사(天師)이신 기백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가 듣건대 상고 시대의 사람들은 연세가 모두 백세를 넘더라도 그 동작이 쇠하지 않았다고 했소.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나아가 반백만 되어도 그 동작이 모두 쇠함은 시대가 달라서인가요? 아니면 양생의 도를 그르쳤기 때문인가요?”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상고 시대의 사람들은 그 양생의 도를 아는 사람들로, 음양변화의 규율을 본받고, 술수에 조화를 이루었으며, 먹고 마심에 절도가 있었고, 기거함에 상도가 있었으며, 무질서하게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몸과 마음을 제대로 갖추어 천수를 모두 마칠 수 있었기에, 백세가 넘어서야 세상을 떠났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람들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술을 음료로 여기고, 일상이 무질서하며, 취했음에도 입방하고, 욕망만으로 그 정(精)을 다하고, 좋다는 것만으로 진기를 소산시켜 버리며, 정기를 지킬 줄 모르고, 신기를 조양할 줄 모르며, 그 마음이 즐거움만을 추구할 뿐 즐거움의 근원과는 거슬리게 행동하고, 기거에 절도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반백만 되어도 쇠하는 것입니다.”
“무릇 상고의 성인(聖人)은 아래 백성들을 가르치심에 모두에게 ‘사계절의 부정한 기를 적시에 피하고, 안정하고 청정하게 하여 잡념에 빠지지 않는다면, 진기(眞氣)가 이를 따르고, 정(精)과 신(神)이 안을 지키는데, 어떻게 병이 들어올 수 있겠는가?’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자제함으로써 욕심이 적어져서, 마음이 편안하여 두려움이 없어졌고, 몸은 수고롭지만 권태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기가 순조롭게 되고, 각자가 하고자 하는 것을 좇을 수 있어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음식을 달게 먹고, 의복을 편하게 입으며, 그 백성들을 소박하다고 한 것입니다. 이렇게 기호와 욕심이 그 눈을 수고롭게 하지 않고, 음사가 그 마음을 의혹되게 하지 않으며, 어리석거나 지혜롭거나 현명하거나 불초하거나 간에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도에 합치되었던 것입니다. 나이가 백세를 넘었음에도 동작이 쇠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양생의 도를 실행하여 노쇠해지는 것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신기(腎氣)와 인체 생명 활동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사람이 연로하면 자식을 둘 수 없는 것은 정력이 다해서인가요? 아니면 천부적인 한계 때문인가요?”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여자는 7세가 되면 腎氣가 성해져서 이를 갈고 머리카락이 자라며, 14세에는 천계(天癸)가 이름에 임맥(任脈)이 통하고 태충맥(太衝脈)이 성해져서 월사(月事)가 때에 맞추어 내리므로 자식을 가질 수 있으며, 21세가 되면 신기(腎氣)가 충만해 져서 진아(眞牙)가 생겨남으로 그 자람이 극에 이르며, 28세가 되면 근골이 굳세어지고 머리카락이 극도로 자라며 신체가 성숙하고 건장해지며, 35세가 되면 양명맥(陽明脈)이 쇠하여 얼굴이 비로소 초췌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며, 42세가 되면 삼양맥(三陽脈)이 상초에서 쇠하여 얼굴이 모두 초췌해지고 머리카락이 세기 시작하며, 49세가 되면 임맥이 허해지고 태충맥이 쇠소(衰小)하며 천계가 다하여 폐경이 됨으로 형체가 허물어져서 자식을 둘 수 없게 됩니다.
남자는 8세가 되면 신기가 실해져서 머리카락이 자라고 이를 갈며, 16세가 되면 신기가 왕성해지고 천계가 이르게 되어 정기가 넘쳐 새나오며 음양이 조화를 이룸으로 자식을 가질 수 있고, 24세가 되면 신기가 왕성해져서 근골이 굳세고 강해지며 진아가 나오고 생장이 최고에 이르며, 32세가 되면 근골이 융성해지고 근육이 탄탄하여 건장해지며, 40세가 되면 신기가 쇠해져서 머리카락과 귀밑머리가 반백이 되고, 56세가 되면 간기(肝氣)가 쇠해져서 근육을 움직일 수 없으며, 64세가 되면 천규가 다하여 정(精)이 줄어들고 신장이 쇠해져서 형체가 아주 초췌해지고 치아와 머리카락이 모두 빠집니다. 신(腎)은 수(水)를 주하며 오장육부의 정(精)을 받아 그것을 저장하므로, 오장의 기능이 왕성해야 비로소 그 정을 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오장이 모두 쇠하고 근골이 풀려 늘어지며 천규가 다했으므로 머리카락과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몸이 무거우며 걸음걸이가 바르지 못하고 자식을 둘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황제가 이렇데 물었다.
“나이가 이미 늙었음에도 자식을 가질 수 있는 경우에 어째서인가요?”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이는 선천적으로 정기가 왕성하여 기혈 경맥이 여전히 잘 통하고 신기(腎氣)가 남아돌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렇게 자식을 둘 수 있더라도 남자는 64세의 다함을 넘지 못하고 여자는 49세의 다함을 넘지 못하여 천지의 정기는 모두가 다하고 맙니다.”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무릇 도를 닦으면 나이가 모두 백세가 되더라도 자식을 가질 수 있는가요?”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무릇 도를 닦으면 늙음을 물리쳐서 모습을 온전하게 지닐 수 있고, 비록 나이가 들었다 할지라도 자식을 낳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양생의 정도와 수명
“내가 듣건대 상고(上古)에는 진인(眞人)이 있었는데, 천지의 음양운동법칙을 파악하고, 정기를 호흡하며, 자신이 주재하여 신(神)을 지키고, 근육을 한결같게 유지했음으로 하여 천지와 같은 수명을 누리게 되었고 끝나는 시간도 없었는데 이것이 양생의 도이지요, 중고(中古) 시대에는 지인(旨人)이 있었는데, 후덕하고 도를 완전하게 지켰으며, 음양의 변화에 일치시키고, 계절에 순응하며, 세속을 멀리하고, 정신을 보전하며, 천지간을 주유하여 팔방 이외의 것을 보고들을 수 있었지요. 이는 대체로 그 수명을 더 누리면서 건강하게 산 경우로 역시 진인에 귀속되지요.
그 다음이 성인(聖人)인데, 천지가 조화를 이루는 곳에 처하여 팔풍(八風)의 변화 규율에 순종하고, 세속적인 기호와 욕심을 적절하게 하며, 한스럽고 노여운 마음을 없이 하고, 행하는 것은 세속적이나 속으로는 그렇지 않으며, 밖으로 일에 힘쓰지 않고 안으로 생각하는 고통이 없으며, 조용함과 기쁨을 임무로 삼고, 안정을 일로 삼았기 때문에 형체가 허물어지지 않고, 정신이 흩어지지 않아, 역시 백수를 누릴 수 있었지요.
그 다음으로 현인(賢人)인데, 천지를 법칙으로 삼고, 일월을 본뜨며, 성진(星辰)을 배열하고, 음양을 순종하며, 사시를 분별하고, 옛 것을 따르며, 도에 합치했다 했소. 이 역시 수명을 더 누릴 수가 있고 극하는 때가 있는 경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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