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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내경-素問』<사기조신대론편> - 사계절의 양생

최정 / 모모 2011. 1. 15. 11:46

 

『황제내경 - 素問』<사기조신대론편四氣調神大論篇>

 

사계절의 양생법

봄철 석 달은 발진(發陳: 생겨남과 펼쳐짐)이라 하는데, 천지의 기가 모두 발생하고, 만물이 영화롭습니다.

밤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정원을 한가로이 산책하며, 의대를 느슨히 하고 머리를 풀어 헤쳐 형체를 속박하지 않게 하며, 지(志)를 생하게 하고, 살리되 죽이지 말며, 주되 빼앗지는 말고, 상을 주기는 하되 벌주지 말게 하는 것이 춘기에 응하여 양생하는 도가 됩니다. 이를 거역하면 간기(肝氣)를 상하게 하여 여름에 한증을 앓게 되는데 이는 여름철의 자라나는 기운을 봄철에 부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여름철 석 달은 번수(蕃秀: 번성과 성취)라 하는데, 천지의 기가 어울림에 만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밤에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며, 여름날 낮이 긴 것을 싫어하지 말고, 뜻을 노하지 않게 하며, 정신을 풍성하게 하고, 여름의 기로 하여금 소설시키게 하여 마치 아끼는 것이 밖에 있는 것처럼 합니다. 이것이 하기(夏氣)에 응하여 양장(養長)하는 도가 됩니다. 이를 거역하면 심기(心氣)를 상하게 하여 가을에 한열이 왕래하게 됩니다. 이는 가을철의 수렴(收斂)하는 기를 여름철에 부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으로 겨울이면 중병에 걸리게 됩니다.

 

가을철 석 달은 용평(容平: 수용과 평안)이라고 하는데, 바람은 맑고 기후는 서늘하며, 산천은 경치가 깨끗해집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서 닭과 흥을 같이 하며, 뜻을 편안하게 하고, 숙살(肅殺)의 기를 피하며, 신기(神氣)를 수렴하고, 추기(秋氣)를 화평하게 하며, 그 지(志)를 밖으로 내달리지 않게 하여 폐기를 맑게 합니다. 이것이 추기(秋氣)에 응하여 거두어들임을 기르게 하는 도가 됩니다. 이를 거역하면 폐기(肺氣)를 상하게 하여 겨울에 기운이 아래로 빠져 나가는 병증을 앓게 됩니다. 이는 겨울철의 감추고 저장하는 기운을 가을철에 부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겨울철 석 달은 폐장(閉藏: 폐쇄와 저장)이라고 하는데, 물이 얼고 땅이 갈라짐으로 양기를 동요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늦게 일어나되 반드시 해가 떠오르는 것을 기다려야 하며, 뜻을 굽혀 숨어 있는 것 같이 하여 사적인 뜻이 있는 것같이 하되 이미 득함이 있는 것처럼 하고, 추위를 멀리 하고 따뜻하게 하며, 피부로 발설하여 양기를 빠져나가지 않게 합니다. 이것이 겨울철 기운에 감응하여 감추고 저장함을 기르게 하는 도입니다. 이를 거역하면 신기(腎氣)가 상하게 되어 봄에 무기력한 병증을 앓게 됩니다. 이는 봄철의 생기가 소생하는 기운을 겨울철에 부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양생의 중요성

“천기(天氣)는 청정하고 광명한 것으로, 덕을 감추어 드러내지 않으며 쉬지 않고 굳세게 운행합니다. 그러므로 영원히 자신의 안에 비축하고 있는 역량을 보전해서 영생불멸하고 만고에 쇠하지 않습니다. 천기가 어두우면 일월이 밝지 못하고 바람에 먼지가 날려 온 하늘이 뿌옇게 되며, 천기는 막혀버리고 지기(地氣)는 뚜렷하지 않게 되며, 구름과 안개가 청명함을 막으면 천기가 불강(不降)하여 백로(白露)가 내리지 않습니다. 천지의 기가 승강(昇降)하는 기능을 상실하여 만물의 생명이 베풀음을 받지 못하면 명목(名木)이 이에 먼저 응하여 죽게 됩니다. 악기(惡氣)가 발산하지 못하고 풍우가 절제하지 못하면 무성한 벼의 싹은 번성하지 못합니다. 적풍(赤風)이 자주 불고 폭우가 자주 내려 천지와 사시가 서로 보전하지 못하고, 도(道)를 위반하면 수명이 절반도 못되어 죽게 됩니다. 오직 성인(聖人)만이 이에 순종하므로 몸에 병이 없고, 만물은 그르침이 없어 생기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사계절 음양

봄철의 기운을 거스르면 소양(少陽)의 기가 생기지 않아서 간기(肝氣)가 울결(鬱結: 한곳에 몰려 흩어지지 않음)하여 속에서 병을 야기하고,

여름철의 기운을 거스르면 태양(太陽)의 기가 자라나지 않아서 심기가 안으로 허하고 부족하게 되며,

가을철의 기운을 거스르면 태음(太陰)의 기가 거두어들여지지 않아서 폐기가 마르게 되고,

겨울철의 기운을 거스르면 소음(少陰)의 기가 저장되지 않아서 신기(腎氣)가 새어나가 병을 앓게 됩니다.

무릇 사계절 음양이란 만물의 근본이 되는 것이므로, 성인(聖人)은 봄과 여름에 양기를 기르고, 가을과 겨울에 음기를 길러서 그 근본을 따름으로써 만물과 더불어 생장을 관장하는 관문에서 흥망성쇠를 같이 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 근(根), 즉 사계절 음양에 따른 춘하추동의 기를 거역하면, 그 본(本), 즉 사계절에 생, 장, 수, 장하는 기를 해치게 되어 진기가 무너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계절 음양이라는 것은 만물의 시작이고 끝이며, 삶과 죽음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거역하면 재해가 생겨나고 이를 따르면 질병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를 일러 득도(得道), 즉 양생의 도를 체득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도를 보면, 성인은 이를 행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이것을 어깁니다. 음양을 따르면 살고 이를 거역하면 죽게 되며, 이에 순종하면 다스려지고 이를 거역하면 어지러워집니다. 순함에 위반함은 역(逆)인데 이를 일러 내격(內格: 타고난 천성이 도를 거역함)이라 합니다. 이 때문에 성인은 이미 발생한 병은 치료하지 않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병은 치료하며, 이미 어지러워진 것은 다스리지 않고 아직 어지럽지 않은 것은 다스린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무릇 병이 이미 생긴 뒤에 이에 대한 약을 쓰고, 어지러움이 이미 생긴 뒤에 이를 다스린다는 것은 비유컨대 목이 말라 우물을 파고 싸움에 임박해서 병기를 제조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또한 늦은 것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