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 의학(침뜸)/침뜸 이야기

침뜸을 모르는 이야기 - 구당 침뜸 이야기3

최정 / 모모 2011. 3. 7. 14:49

 

  침구사는 몸 전체를 중시한다. 
  침술원은 내과, 이비인후과, 정형 외과 등으로 분과(分科)하여 있지는 않다. 그것은 침구 치료가 병명에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신체 전체의 변조에서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즉 전신의 불균형을 조정하는 것이 침구치료의  근본이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호소에 대응하는 전과목 치료가 기본 치료법인 것이다.
  예를 들어 요통으로 온 환자일 때는 눈의 피로, 위장병, 견비통 등의 여러 증상의 말을 듣거나 만지거나 보거나 하여서 부조(不調)함을 찾아낸다. 허리 아픈 것만이 아니고 건강상의 문제 모두 고치기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침술원은 몸 전체를 중시하여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침술원에 온 환자들의 말인 즉 소위 큰 병원에 가면  내과에 가고 안과에 가고 정형 외과에  가는데 그 복잡함이 귀찮다고 한다


  침구의학은 3천 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당당한  역사가 있다. 지금까지 얼마동안은 서양 의학의 그림자에 가려져 케케묵은 것  같이 되어 버렸으나 인간성을 중시하는  WHO(세계 보건 기구)에서 침뜸의 실제 효과를 인증함에  따라 의학계는 이제야 침구 의학을 배워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시대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침뜸이 서양 의학보다 우수한 점은 심전도, X-ray, 위내시경, 기타 각종의 기계를 써서 정확하게 병을 진단하는 기술의 발달 등 최근 서양 의학의 진보는 실로 눈부시다치료면에서는 항생 물질의 이용, 수술 기술의 진보 등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의학의 은혜를 받고 있는지  측량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훌륭한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침뜸이나 민간 요법에 의지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
왜 그러는 것일까요
?"  /  "결론은 간단하다. 병이 낫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서양 의학으로는 고치기 어려운 병중에서 의외로 침뜸이 적응하는 병이 많다
.
웬지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아 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한 결과 정상이라고 한다. 그 때 본인은 아무리 아픈 것을 말하여도  신경성이라고 하고 만다. 그러나 침구 의학에서는 본인이 아프다고 하면 반드시 몸의 어딘가가 조화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므로 "신경성"이라고 하는 말과  같이 쉽게 말하여 버리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와  같은 환자들이 우리들 쪽으로 많이  와서 다 좋아져 돌아간다.  

 

  침구의 치료법에서는 본치법(本治法)과 표치법(標治法)이 있다. 예를 들면 아프다든지  냉하다든지 저리다든지 할 때에 직접 그 부분을 자극하는 방법을 표치라고 한다. 이는 현대 의학의 대증 요법에 해당한다.
  또 본치법은 병의 근본이 되는 병인(病因)을 대상으로 하고 치료하는 법으로서 전체적 요법을 말하는 것이다.
  급성 질환에서는 표치법만으로 나을 때도 더러 있으나 만성 질환으로 되었을  때는 먼저 본치법을 하고 그 다음에 표치법을 쓴다.  오랫동안 아픈 병이 표치법 없이 본치법만으로 낫는 때가 많다.


  한 가지 알기 쉬운 예를 들면 비가 새는 집일 때, 새는 곳에 그릇을 대고 물을 받는다. 이것이 표치법이다. 일시적으로는 모면하였지만 비가 올  때마다 그릇을 놓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재발과 같은 것이다. 이 때 비가 새는 원인은 지붕에 구멍난  곳이 있는 것이므로 구멍난 지붕을 수리하면 두 번 다시 그릇으로 물을  받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것이 본치법인 것이다위가 아프다, 눈이 아프다 할 때 이 환부만의 치료로 안 되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좋아졌지만 곧 나빠지기 때문이다. 몸의 균형이 깨져서  위나 눈이 안 좋으므로 몸의 균형을 정상으로 하여 놓지 않는 한은  안 되는 것이다. 몸의 상태를  정상으로 하여 놓으면 안 좋았던 위나 눈은 저절로 낫고 만다.


  자극 요법으로서 침과 뜸이 중요한 것은 본치법이다. 당뇨병 환자에 대하여 서양 의학에서는 식사 제한을 하고  인슐린 주사를 놓는다. 환자는  극단으로 당분의 제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결과  뇨중의 당은 감소되지만 체력이 없어지고  다른 병에 걸리기 쉽게 되어서 진짜 환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침뜸 치료로서는 만성일  때는 지나친 식사 제한은  하지 않는다. 먼저 환자의 체력을 살린다. 체력이 생기면 자연  치유력을 더하게 된다. 그리고 몸  전체를 치료하여 균형이 맞게 하여 당이 나오지 않는 몸으로  하는 것이다.


  서양 의학은 병의 진단, 외과  수술에 있어서는 경험 의학인 동양  의학보다 정확하다. 현실적으로도 진단, 수술, 투약은 물론 그 지시를 침구사가 하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증상을 보아서 치료하는 데는 본치법이건 표치법이건 침구사가 월등하게 우수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의료 분쟁이 심화되고 알 수 없는 병이 더하여지는 이 때에 의사의 진단과  합작하여 치료하고 온 인류에게 인술을 베푸는 제도로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침술원은 병원보다 말을 들어 준다.
  환자들이  "병원에서는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사실 앙케이트  에도 "병원은 환자의 말을 안 들어 주지만 침술원은 말할 수 있고,  들어준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으므로 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
  침술원에서는 확실하게 환자의 말을 잘 듣는다. 이것은 사진법(四診法)  의하여서 치료를 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자각 증상을 침구사에게 말하는 것이 선결 문제이다.  그 때에 침구사는 자기 진단으로 마음대로 결정하는 병명이나 병원에서의 진단 결과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병원에서 위염이라고 진단되었는데 어깨가 아프다든지 머리가 아프다는 것을 말하면 웃을지 모른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 또한  자기 진단의 한 가지이다. 위가 아픈 것은  어깨가 아픈 것과 관계가 없다고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여 버린 것이다. 아픈 곳을 그대로 말하면 좋은 것이다또 빨리 나을 것만 생각하고 낫지 않는다던가 좋아지지 않는다며 초조해  하는 사람도 있다. 치료란 빨리 나아지는 때도 있고 늦어지는 때도 있는 것이다


  침구사는 환자들의 말을 상세히 들어서 질문을 하고, 눈으로 관찰하고, 살을 만져서 정상 아닌 이상을 찾아내어 치료의 방침을 결정한다예를 들어 침구사가 위를 앓는 환자에게 "어깨는 안 아픈가?"라고 물어보는 것도 치료를 잘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증상은 감추지 말고 모든 것을 말하고 차분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치료를 받는 마음이 되어야  한다.

 

  뜸을 모르는 이야기
  뜸이 여러 가지 난치병을 쾌속적으로치료하는 것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고 탁효를 믿고 있다. 요즘의 의학으로 검토하여도 훌륭한 치효 원리(治效原理)를 가진 빛나는 의술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막상 뜸이라고 하면  쑥을 피부에 놓고 그것에 불을 붙여 태움으로써 미경험자는 "대단히 뜨겁겠지" 하는 공포를 가지고 있고, 또 젊은 사람들은 흉(뜸자리)이 남는 것을 싫어함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뜨겁기 때문이라는 편벽된 생각이 가장 많다.  뜨거움을 참는 사람은 뜸 독특의 쾌적 효과를  맛보게 되고 소위 애구자(愛灸者)가 되지만 뜨거움에 약한 사람은 한 번의 뜸으로도 뜨거움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이 보급상 제일 큰 장애이고 뜸이 가진 특수성의 하나라고 할 것이다.


  일본의 고또오(後藤道雄) 박사는 [헷드씨대와 고래의  침구술에 의하여서]라는 연구에서 피부를 태워서 생기는 열통(熱痛)을 참지 않고 가제 2, 3매를 접어 놓고  온열이 투가(透加)되도록 하여도 동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고또오 박사의  이 학설에서 무흔구가 일시 주름을 잡았다고 한다.
  무흔구라고 하는 것은 꼭 고또오 박사의 창안이 아니고 고래의 {천금방} 중에도 그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만능이 아니고 어느 한정된 특정의  병증(病症)에 응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무흔구라고 하는 것은 된장, 소금, 마늘, 생강  등을 피부 위에 올려 놓고 그 위에서 쑥을  태워 온열을 투입하는 것으로서  격물구(隔物灸)라고도 한다.
 고또오 박사는 이 수단을 헷드씨대 자극에 이용한
  것이다. 다시 그와 같은 수단으로 애()나 가연물(可燃物)을 기구 속에서 태워서 기구를 온하게 하여 기구를 신체의 일정 부위에 대고 온열을 투입한다는 방법까지도 고안되었다. 소위 온구기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무흔구는 유흔구보다 효과가 없다. 왜냐하면 원래 뜸의 효과라고 하는 것은 단지 경혈을 자극하는 것에서 뿐만 아니고 피부에  소화상(小火傷)을 입혀 그 결과의 가열단백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일본의 오오사와(大澤) 박사는 이를  히스도도기신의 혈청흡수이행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구효(灸效)의 일단으로 보아 넘기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고또오 박사는 이 단백체 요법을 낮추어  보았다. 단지 경혈자극면에서만 보고 구효의 본태라고 하였다. 구흔을 남겼다고  하여도 그것은 구경혈(灸經穴)을 자극한다는 것만은 아니고 지금 말한 바와 같은 것의 상승적인 효과가 생긴다는 것을 생각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일본의 하라(原志免太郞) 박사는 뜸의 화상처의 단백체 요법적 효과만을 보고  경혈자극면을 낮추어 보고 있었다. 그래서 하라  박사는 족삼리라든가 하라 박사가 고안한 요부팔점구로 만병을 고친다고 주장하였다. 다시  말하면 뜸은 어디에다 하더라도 결국은 피부에 소화상을 주면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족삼리라든가 요안(腰眼, 자라눈) 띠지 않는 곳, 노출이 되지 않는 곳에 뜸하면 된다고 하였다. 이것은 어느 것이나 실제로 경혈을 구사하여 보면 틀림을 알 수 있게 된다.


  간접구(무흔구)가 이론과는 달리 효과가 없고 기대한 결과가 없다고 한다면 환자는 뜨거움을 참고 직접구를 하지 않으면 뜸 독특의 효과는 볼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예로부터 직접구를 수 천년동안 변함 없이 하여 내려온 것이기에 나도 이 방법을 써서 세상에 알리면서 나 자신에게도 해왔다. 지금 환자들이 유효무해(有效無害)하다고 대단히 좋아하는 소리가 높아져서 애호가가 날로 늘어만 가는 것으로 보아서 나 자신을 힘나게 하여 주고 연구 발전을 거듭하게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뜸은 뜨거움을 참기도 하여야 하지만 덜  뜨겁게 하는 방법 몇 가지를 말한다난치병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으면서도 뜸의 혜택을 입지 못할 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뜨거운 감을  적도록 하여 많은 난치병자가 구제될 수 있도록 말하여 본다.
  뜨거움은 쑥의 뜸봉을 살갗에 놓고 불을 붙여서 쑥이 다 타고 불이 꺼질 무렵에 안다. 이 때에 손가락 세 개 즉 엄지와 둘째,  셋째 손가락을 삼각으로 벌려서 뜸봉 주위를 살그머니 눌러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원래 피부각이라고 하는 것은 피하의 진피중의 끝인 신경  말단에서 생기는 피부각기에 의해서 감각되는 것이므로 피부의 어느 부분이건 아프다든가  차다든가 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 아니고 통(), (), (), () 등의 각기 다른 감각점이 피부면에 분포되어 있어서 각각 감각을 수용하는 것은 생리학에서 말하는대로이다. 그러므로 뜸을 할 때에 쑥이 다 타고  꺼질 무렵에 그 주위를 손가락으로 눌러주면 여러 가지 감각이 혼동되어 뜨거움을 완해하여 줌으로 이 방법을 써서 뜨거운 고통을  적게하여 주는 것이다.


  우리 인체에는 자동조절기와 같은 것이  있어서 어떠한 변화가 있을  때에는 자동으로 조절하여 적응하여 주기 때문에 살 수 있을 것이고 만일에 이것이 없다고 한다면  큰 일이 나고 말 것이다. 예를 들면 시차가 있는 곳을  가고 왔을 때에 몇날은 고생을 하다가 차츰 정상으로 적응하여 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도 여름과 겨울의 밤과 낮의 시간도 차이가 나지만 적응하여 준다. 이 시간의 변화가 오는 시작이 봄과 가을의 환절기인데 이 때는 반드시 노곤함을 느낀다든가 병이 있는 사람은 통감(痛感)을 아는 것이다. 이 괴로움도 적응될  때까지이고 만일 자동 조절이 안 되고 적응하여 주지 못하면 길게 앓게 될 것이다.


  뜸을 할 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처음 며칠간은 뜨겁던 것이 나중에는  쾌감으로 변한. 이 또한 적응하여 주고 자동조절하여 주기 때문이다. 뜸은 이 자동 조절하는 기능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여 준다. 이 말은 아무리 뜸이 그러하다고 말하여도 소용이 없고 뜸을 하여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뜸을 항상 뜬 사람은 언제나 정상으로 유지하는 힘이 있고 어떠한 경우에도 빨리 적응한다.         


  뜸집(구당, 침술원)을 찾는 환자는 봄이 시작할 때면 많아져 달력을 보지  않고도 봄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6월이면 가장 많아졌다가 7월이면  줄어진다. 식물도 봄이 되어 싹이 틀 때는 "아야 아야"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이 소리가 들리지 않기는 하지만 사실일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사람도 봄철이 되면  모든 병이 머리를 들고 일어나기 때문에 앓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   때에 많이 생기는 병은  주로 류마치스, 요통, 관절의 상하지의 신경통과 천식, 위장병 등이다. 병이 있는 사람은 기후 변화가  있을 때에는 평상시와 같이 유지하려고 자동으로 조절하여 주기 때문에 살 수 있는 것이고 만일에 이와 같이 안 된다면 큰일 날 것이다우리는 알게 모르게 공해 속에서 살고 있는데 별로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적응력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