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농 준비 시절/예비 농부의 농사 배우기(2011년)

단풍 구경은 꼭 하고 싶어서

최정 / 모모 2011. 11. 23. 11:30

 

밭에서 일을 하다 주위를 둘러 보면 단풍이 드는 산빛에 반하곤 한다.

그 자체로 단풍 구경이겠지만 그래도 강원도 단풍을 제대로 보겠다고

10월 중순에는 꼭 단풍 놀이를 가자고 계획해 둔 터였다.

 

어제 밤 늦게까지 무리한 무 수확을 마치고

10월 18일, 늘어지게 자고 나서야 체력이 남은 사람들만 모여 뒤늦게 길을 나섰다.

 

 

 

               

                     가을의 맑은 계곡 풍경                                                             은행 나무 숲을 찾아 가는 길

 

 

 

               

                                 무려 천 그루의 은행 나무를 심어 놓은 은행나무 숲, 이미 잎이 다 떨어졌다!

 

 

 

               

                          은행잎은 이미 다 떨어졌지만 투명하고 맑아서 가슴이 시릴 정도인 하늘을 올려다보는 후배

 

 

 

먼저 유명하다는 은행나무숲을 찾아 갔다.

무려 한 곳에 천 그루의 은행 나무를 심어 놓고 농장 주인은 그 동안 개방을 안 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처음 개방을 했단다. 근데 블로그 등을 통해 순식간에 알려지면서

이 은행나무숲은 단박에 유명한 곳으로 등극을 했다고 한다.

아 그런데, 때이른 첫서리에 이미 은행나무 잎이 다 떨어져 있었다.

우리처럼 모르고 찾아온 방문객이 이날도 꽤 많았다.

바닥에 떨어진 무수한 은행나무잎을 보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그래, 10월초면 될까? 내년에는 반드시 제때 와보자고 다짐을 해본다.

 

 

 

               

                            월정사로 들어 가는 길                                                 긴 전나무숲 길을 걷다. 아, 이 향기!

 

 

 

               

                                     월정사                                                                  월정사를 나서는 후배와 '밍밍맘'

 

 

 

               

                   이미 겨울 분위기를 풍기는 계곡 연못                                   많이 보고 싶었던 단풍빛, 벌써 일부만 남았다.

 

 

 

               

                      상원사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                                   상원사에서 내려다보면 높은 능선과 같은 높이에 선다.

 

 

 

               

                                      저녁 식사 - 황태 구이 정식, 이름도 모르는 각종 나물이 많이도 나왔다.

 

 

 

은행나무숲 다음의 목적지는 오대산 트레킹 코스였다.

어떻게든 걸어서 월정사까지 가려고 했으나 우리 선 출발지에서는 무려 6시간이나 되는 코스였다.

시간이 도저히 맞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차로 이동을 해서 월정사와 상원사를 둘러 보게 되었다.

피곤해도 직접 걸어 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특히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옛길이 복원되어 있었는데 꼭 걸어보고 싶다.

 

날마다 이어지는 빡빡한 수확철에

오늘 하루 시간을 낸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기는 했다.

다 즐겁게 살자고 농사짓는 거 아니겠는가.

사실 일하는 것보다 오늘 하루 이렇게 놀러 다니는 일이 더 피곤하기는 했다.

그래도 기분은 상쾌하다.

이런 날은 죽음처럼 깊은 잠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