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연가
- 버섯 막사
최정
모처럼 비 오는 날
나무 지팡이에 우비까지 갖춰 입고
숲속으로 들어가네
오솔길과 작은 계곡이 만나는 곳
허물어진 버섯 막사 한 채
산빛을 닮은 사내였을 게지
이렇게 비 내리는 날 사내는
넉넉히 불 지펴 눅눅해진 버섯을 말렸을까
말없이 떠나온 여인이라도 떠올리며
계곡 물소리 하염없이 듣고 있었을까
사내의 세월처럼 낙엽 수북이 쌓여
한 쪽으로 기운 지붕 나무들이 받히고 서 있네
산빛 닮았을 사내의 눈망울이 궁금해
숲이 다 젖도록 빗소리 듣고 마냥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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