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꽃 사랑법 고추꽃 사랑법 최 정 난데없이 트렁크에 실려 백두대간을 가로지른 토종 고추가 한 평의 베란다에 겁도 없이 뿌리를 내렸다. 콜록콜록 골목 소리에 뒤척이며 불면증 걸린 가로등 빛에 잠 설치더니, 매끈하게 편집된 대한민국 뉴스 앵커의 감미로운 목소리처럼 줄기가 올라간다. 뭉게구름..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29
동강 마을 동강 마을 최 정 옥수수를 심는 할머니의 굽은 등과 같은 기울기로 구부러진 산의 능선 지리산 아랫도리 밭두렁 들꽃도 숨죽이네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29
가장 겸손한 일 가장 겸손한 일 최 정 모든 신경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세상에서 가장 겸손해지는 일 욕망의 찌꺼기 뿌리째 뽑고 싶은 소박한 소망 하나만 생각하는 눈부시게 정직한 일 이른 아침 똥 누는 일 #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201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