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용현동 시절 시(1997-99)

을왕리

최정 / 모모 2010. 12. 5. 12:07

 

을왕리


 


                            최 정


 


 


 


새벽 썰물 따라 걸으면


여린 달 아래


거꾸러진 닻들이


발목잡고 놓아주지 않는


을왕리 해수욕장


더 이상 올려지지 않아


켜켜이 녹슬고 있는


닻들의 무덤


그 끝에


서해가 출렁인다


                돌


          아


     서



등 뒤,


환하게 불 켜는 고깃배 한 척


닻이 오르고 서해가 오르고


내 녹슨 꿈 덩달아 날아오르고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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