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최 정
새벽 썰물 따라 걸으면
여린 달 아래
거꾸러진 닻들이
발목잡고 놓아주지 않는
을왕리 해수욕장
더 이상 올려지지 않아
켜켜이 녹슬고 있는
닻들의 무덤
그 끝에
서해가 출렁인다
돌
아
서
는
등 뒤,
환하게 불 켜는 고깃배 한 척
닻이 오르고 서해가 오르고
내 녹슨 꿈 덩달아 날아오르고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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