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용현동 시절 시(1997-99)

땅끝에서

최정 / 모모 2010. 12. 5. 12:09

 

땅끝에서


 

                      최 정


 


 


 


그대에게 가는 길은


처음부터 끊어져 있었다


 


밀물은 차오르며


지친 발목


한 걸음씩 밀어내고


땅끝에 홀로 선


토말비土末碑*


길은 없다, 꿈쩍 않지만


이 끝에서나마


그리움의 덩어리로 솟아오른


섬이 되겠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그대인 줄 알겠다


 


 

 

 

* 토말비 - 전남 해남군 땅끝에 세워진 비석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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