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에서
최 정
그대에게 가는 길은
처음부터 끊어져 있었다
밀물은 차오르며
지친 발목
한 걸음씩 밀어내고
땅끝에 홀로 선
토말비土末碑*
길은 없다, 꿈쩍 않지만
이 끝에서나마
그리움의 덩어리로 솟아오른
섬이 되겠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그대인 줄 알겠다
* 토말비 - 전남 해남군 땅끝에 세워진 비석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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