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
최 정
딸년 객지생활 십년이 불안한 어머니는
사주팔자 보고 살풀이 부적 쥐어주었다
달거리마다 쏟은 더러운 피가 묻어났다
내가 선 길들은 언제나 먼지로 가득해서
낯선 길로 닿는 차표를 끊곤 했다
어찌 모르겠는가
곰팡이 핀 상처들마저 비워야
내 안의 길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어머니의 유산 같은 그 잘난 부적 쥐고
또 한번의 짐 꾸린다 구겨진 신발 신는다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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