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용현동 시절 시(1997-99)

감나무 식당

최정 / 모모 2010. 12. 5. 12:18

 

감나무 식당


 


                           최 정


 


 


 


허기진 내게 까치밥 한 그릇


공양해줄까 두드린 감나무 식당


낮잠에서 막 깨어난 할머니가


끓여 낸 김치 전골


경상도 음식 짜기로 유명하다지만


깜박 잊고


까치밥 뚝딱 비웠을 때


여기가 바로 불국사佛國寺로구나


난로 가에 졸고 있는 누렁이


눈 한번 껌벅일 때마다 백팔번뇌 지나가고


텔레비전에 넋 놓고 있는 할머니가


득도한 고승처럼 느껴지는


불국사 아래, 감나무 식당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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