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용현동 시절 시(1997-99)

역마살

최정 / 모모 2010. 12. 5. 12:23

 

역마살


 


                                  최 정


 


 


 


딸년 객지생활 십년이 불안한 어머니는


사주팔자 보고 살풀이 부적 쥐어주었다


달거리마다 쏟은 더러운 피가 묻어났다


내가 선 길들은 언제나 먼지로 가득해서


낯선 길로 닿는 차표를 끊곤 했다


어찌 모르겠는가


곰팡이 핀 상처들마저 비워야


내 안의 길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어머니의 유산 같은 그 잘난 부적 쥐고


또 한번의 짐 꾸린다 구겨진 신발 신는다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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