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용현동 시절 시(1997-99)

생일

최정 / 모모 2010. 12. 5. 12:39

 

생일


 


                                 최 정


 


 


 


앞개울 참새 떼가 얼어 죽곤 했다


 

술 취한 젊은 아버지는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들어왔다


 

딸들이 모여 앉아 시린 고구마 깎아 먹으며


생목 오르던 겨울


 

엄마 무서워요, 고개를 돌리지 마세요


저는 아들이 될 수 없어요


 

남은 고구마에 푸른 싹이 돋아 오르자


젊은 아버지는 다시 높다란 지게를 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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