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최 정
앞개울 참새 떼가 얼어 죽곤 했다
술 취한 젊은 아버지는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들어왔다
딸들이 모여 앉아 시린 고구마 깎아 먹으며
생목 오르던 겨울
엄마 무서워요, 고개를 돌리지 마세요
저는 아들이 될 수 없어요
남은 고구마에 푸른 싹이 돋아 오르자
젊은 아버지는 다시 높다란 지게를 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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