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MOMO)*
최 정
모모처럼 살고 싶었어
누더기 옷 기워 입고
맨발로 이슬 젖은 땅 밟으며
남의 얘기 진지하게 들어주는
모모의 맑은 귀처럼 말이야
사람들 회색인간에게 속아
시간 도둑당하는 줄 모르고
기계처럼 일만 할 때
모모는 외톨이었어
그러나 외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어
시간에 쫓기지 않는 모모만이
무시무시한 회색인간과 맞서 싸울 수 있었지
모모처럼 살고 싶었어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아
가벼운 모모처럼 말이야
어른이 되지 않는 꼬마처럼 말이야
*미카엘 엔더의 『모모』에 나오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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