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노루목

최정 / 모모 2010. 11. 29. 13:19

 

노루목

  



                 최 정

 

 

 

지리산 자락 흘러 내려온

노루목에는

소나무 한 그루 심어 마을이 생겼다

 

능선 길게 넘어온 바람

단숨에 몰려와

바람의 무늬가 새겨지는 곳

 

바람만이 나그네이던

이름도 아름다운 이 바람골에서

거센 북풍 막아 선 소나무는

당산 나무 되었다는데

수백년 바람골 바람막이 되었다는데

 

시린 등을 굽혀

바람의 무늬대로 가지를 뻗은

노루목 당산 나무가

굵은 몸통을 구부리며

자꾸만 나의 발걸음을 붙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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