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목
최 정
지리산 자락 흘러 내려온
노루목에는
소나무 한 그루 심어 마을이 생겼다
능선 길게 넘어온 바람
단숨에 몰려와
바람의 무늬가 새겨지는 곳
바람만이 나그네이던
이름도 아름다운 이 바람골에서
거센 북풍 막아 선 소나무는
당산 나무 되었다는데
수백년 바람골 바람막이 되었다는데
시린 등을 굽혀
바람의 무늬대로 가지를 뻗은
노루목 당산 나무가
굵은 몸통을 구부리며
자꾸만 나의 발걸음을 붙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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