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강풍주의보

최정 / 모모 2010. 11. 29. 13:03

 

강풍주의보

 

 

                   최 정

 

 

후두둑

굵은 빗방울 헤치고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산벚꽃

긴 겨울

참 많이 아팠겠다

 

솜사탕 구름과 눈 맞추고

몸 비틀며 기지개 켜기도 전

전국에 내린 강풍주의보

젖은 꽃잎 꺾이네

두근대던 마음 부러지네

 

땅과 몸을 섞어

나무의 뿌리에 닿을 때까지

또 많이 아프겠다

 

한 방울 수액으로 다시 태어나

나이테를 돌고 돌아

떨리는 가지 끝에 오를 때까지

다시 환하게 피어날 때까지

사랑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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