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 의학(침뜸)/황제내경 읽기

『황제내경-靈樞』<오변五變> - 발병과 체질

최정 / 모모 2011. 1. 31. 10:24

『황제내경-靈樞』<오변五變>

 

 발병과 체질

 황제가 소유에게 이렇게 물었다.

“모든 질병은 발생할 때 반드시 풍․우․한․서 등의 외사가 모공을 따라 주리에 침입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경우는 전변하고, 어떤 경우는 일정한 부위에 머물며, 어떤 경우는 풍종(風腫)을 형성하여 발한하고, 어떤 경우는 소단(消癉)이 발생하며, 어떤 경우는 한열이 왕래하고, 어떤 경우는 유비(消漙)가 발생하며, 어떤 경우는 적취(積聚)를 형성한다고 들었소. 이처럼 부정한 사기가 체내에 넘쳐 발생하는 병증은 그 수가 많아 모두 헤아릴 수 없는데 그 까닭을 듣고 싶소. 또 병은 동시에 발생하였으나 어떤 사람은 이 병이, 어떤 사람은 저병이 발생하는 등 사람마다 다른데, 그렇다고 하늘이 사람을 가려 풍병을 발생케 한 것은 아니겠지요?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는가요?”

 

 소유가 이렇게 답하였다.

 “무릇 자연계의 풍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사로이 치우침이 없습니다. 그 유행은 공평하고 정직하여 그것을 범하면 병이 되고 그것을 피하면 아무 탈이 없습니다. 이렇게 풍사가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가 이를 범하는 것입니다.”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동시에 풍사를 만나 동시에 발병하였음에도 그 병이 각기 다른데, 그 까닭을 듣고 싶소?”

 

 소유가 이렇게 답하였다.

 “참으로 좋은 질문입니다. 장인(匠人)에 비유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장인이 도끼나 칼을 갈아 나무를 베려 할 때 나무의 음양에도 단단한 부분과 무른 부분이 있어 단단한 부분은 도끼가 잘 들지 않지만 무른 부분은 잘 쪼개집니다. 그러나 나무가 가지 치는 부분에 이르면 도끼의 날이 상합니다. 이렇게 같은 나무 중에서도 단단하고 무른 차이가 있어 단단한 부분은 굳세고 무른 부분은 쉽게 상하는데, 하물며 나무가 달라 껍질이 두터움과 얇음, 즙의 많음과 적음이 각기 다른 경우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나무 중에서 꽃이 일찍 피고 잎이 먼저 나는 것은 봄서리와 심한 바람을 만나면 꽃은 떨어지고 잎은 시들게 되며, 폭서가 지속되고 큰 가뭄이 들면 질이 무르고 껍질이 얇은 나무는 가지에 수분이 적어 잎이 시들고 맙니다. 또한 날이 흐리고 궂은비가 내리는 날씨가 계속되면 껍질이 얇고, 물기가 많은 나무는 껍질이 썩어 수액이 스며 나오게 되며, 광풍이 갑자기 휘몰아치면 단단하거나 무른 나무들 모두는 뿌리가 흔들리고 잎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상의 다섯 가지 경우도 이렇게 상하는데, 하물며 사람에 대해서라면 여부가 있겠습니까?”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사람을 나무에 비교하여 말한다면 어떠한가요?”

 

 소유가 이렇게 답하였다.

 “나무가 상했다면 모두 그 가지가 상합니다. 가지가 강하거나 무르거나 단단하기만 하다면 모조리 손상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늘 병에 걸린다는 것도 역시 골절, 피부, 주리가 견고하지 않아 사기의 침입이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늘 병에 걸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