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 의학(침뜸)/침뜸 관련 책들

강신주의《회남자 & 황제내경》, 김희정의《몸·국가·우주 하나를 꿈꾸다》

최정 / 모모 2011. 3. 22. 14:27

 동양의학이 기틀이 된 고대의 동양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성립되었는가를 공부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강신주의《회남자 & 황제내경 무엇보다 읽기에 쉽다. 구성도 참신하고 내용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이 책은 서양의 '기계론적 과학정신'의 한계를 지적하고 동양의 '유기체적 과학정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보면서 <회남자>와 <황제내경>을 통해 그 핵심 내용에 접근하려고 한다. 그러나 또한 동양의 과학정신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일정한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 비판의 지점이 고전 텍스트에 숨어 있는 원리에 깊이 다가가기 보다는 표면에 보여지는 내용만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워낙 시적이고 비유와 상징적으로 고전의 택스트가 써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가령, 인간의 정신활동을 오행 중심의 장부론으로만 설명하려 했기 때문에 뇌의 기능과 역할을 망각했다고 단정하고, 동양의학은 해부학적 의학에 대한 의식적인 거부로부터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약용이 음양과 오행, 기를 비판했던 과정을 보여주는 부분에서 여러 의문을 갖게 했다. 정약용의 사상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 것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보면 좀 의심스럽거나 근거가 미약해서 의문점으로 남는다.

 

 김희정의《몸·국가·우주 하나를 꿈꾸다》 읽기에 좀 딱딱했다. 이 책은 저자의「중국 황로사상의 천인상응관 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 보완하여 낸 것이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학술적인 냄새가 강하게 느껴졌다. 다른 책들을 접하기 전 초반기에 읽어서 그랬는지 좀 어렵게 느껴져서 여러 번 끊어서 읽었다. 언젠가는 다시 차분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황로사상에 대해서 낯설어 할 때 읽었었다. 황로 사상의 흐름이 궁금한 분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많은 수의 참고 문헌이 인용되어 있고 동양의 주요 사상이 어떻게 몸과 국가와 우주로 통합되어 나아갔는지 포괄적이고 총제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1) 강신주, 《회남자 & 황제내경》(김영사, 2007)

 

 

* 목차(228쪽)

1장 지식인 마을로의 초대 / 중국 전통 과학사상으로의 초대

2장 지식인과의 만남
1. 중국 전통 과학사상에 들어가기 앞서
질적인 경험과 양적인 경험 / 중세 서양과 동양 전통의 '질적인 세계관'의 차이점 / 동양에서 서양처럼 과학혁명이 없었던 이유
2. 중국 전통 과학의 핵심범주와 원리
보이지 않지만 작용하는 힘, 기 / 변화를 이끄는 두 힘, 음과 양 / 분류와 조직의 원리, 오행
3. 『회남자』: 하늘, 땅 그리고 시간에 대한 이해
우주발생론과 유기체적 세계관의 완성 / 하늘의 문자 풀어내기 / 신토불이의 인문지리학 / 시간의 명령을 따르는 방법과 수비학의 전통
4. 『황제내경』: 인간에 대한 이해
동양의학의 탄생과 특징 / 수리학적 상상력과 기의 흐름 / 오행의 흐름과 정신의 위치 / 마음과 몸의 상관관계
5. 동양 과학사상의 체계화와 동요
유기체적 자연관을 위한 형이상학 / 유기체적 자연관의 동요와 해체

3장 지식토크, 테마토크 - 한의사와 양의사, 한판 승부


4장 이슈@지식
동양 사상에 눈을 돌린 서양과학, 대체물을 찾았는가? / 유기체적 자연관에서 자연과학적 진리탐구가 가능할까?

/ 과학의 혁명성과 철학의 소임


5장 징검다리
같이 토론하기 / 영어로 보는 원문 / 지식인 지도 / 지식인 연보 / 키워드 찾기 / 깊이 읽기

 

* 출판사 리뷰

『회남자』와 『황제내경』은 중국 전통 과학사상의 원형이 갖추어졌던 시기인 한나라(BC 206~ AD 220) 때의 과학정신과 수준을 거의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는 책으로, 중국 과학사상의 핵심인 '음양오행'론을 통해 고대 중국인들이 인간의 몸과 정신 그리고 질병을 어떻게 이해했으며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하늘, 땅 그리고 시간을 파악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기(氣), 음양(陰陽), 오행(五行)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인간은 물론이고 자연과 우주를 해석하면서 탄생한 두 권의 책을 통해 동양과학과 서양과학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더 나아가 두 전통과학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에 모색해본다.

 

 

2) 김희정, 《몸·국가·우주 하나를 꿈꾸》(궁리, 2008)

 

* 목차(318쪽)

1장 왜 황로사상인가  - 1. 황로사상의 위상 / 2.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 3. 황로사상 연구사

2장 사상과 제도적 배경 - 1. 황제신화와 노자 : 통일의 이념과 혼돈신화 / 2. 제도사의 문제

3장 『황제사경』 : 우주의 이법에서 문명의 질서가 출현하다
1. 우주의 질서
1) 도(道)와 천(天) : 궁극적 실재의 관념 / 2) 음양(陰陽)과 리(理) : 질서의 인식 / 3) 천지(天地)와 인(人) : 우주 안에서 인간의 위상
2. 치신(治身) : 몸 다스림 - 1) 신비주의와 치신 그리고 정치 / 2) 치신의 방법과 의미 / 3) 치신의 이상 : 성인 되기
3. 치국(治國) : 나라 다스림 - 1) 법(法) : 우주의 질서에 근거한 사회제도 / 2) 형명(刑名): 수행과 직명 / 3) 형덕(刑德)과 문무(文武) : 통치의 양날
4. 맺음말

4장 『관자』 사편 : 치신양생술의 잊혀진 원천
1. 도(道), 덕(德), 정기(精氣)의 관계 : 생명의 기원
2. 우주적 존재로서 인간과 치신 - 1) 인간의 위상과 마음 / 2) 몸과 마음의 수련 / 3) 유가의 영향
3. 치신의 확장으로서 치국 - 1) 무위(無爲)와 그 해석 : 정인지도(靜因之道) / 2) 명실(名實)과 형명(形名) : 이름과 실제에 관한 해석의 심화와 정치 / 3) 제가사상의 융합과 성인의 이상
4. 맺음말

5장 전국 말기부터 한 초기까지 황로와 관련된 주요 사상의 흐름
1. 우주론의 발전 / 2. 감응관(感應觀)의 형성 / 3. 시령설(時令說)의 대두 / 4. 신선사상(神仙思想)의 발흥과 영향 / 5. 몸, 국가, 우주의 통합적 이해

6장 『회남자』 : 황로의 세계관을 집대성하다
1. 우주론: 신체적 우주 - 1) 동류상동론(同類相動論)과 감응관의 확립 / 2) 생성하는 우주
2. 소우주로서 몸 - 1) 형신론(形神論): 육체와 정신 사이 / 2) 인성론(人性論) : 타고남과 되어감 사이 / 3) 치신론(治身論) : 육신수련과 정신수련 사이
3. 역사와 정치 -1) 역사와 우주 / 2) 이상적인 정치
4. 맺음말

7장 『황제내경』 : 감응적 우주와 위계적 국가 질서를 몸 안에서 통합하다
1. 『황제내경』 이전의 양생과 의료 관념 - 1) 무(巫), 의(醫), 신선(神仙), 방사(方士): 양생과 의료의 다양한 주체 / 2) 전국, 진한시대 양생서와 의료 문헌의 세계
2. 우주론 - 1) 기(氣)와 천인감응(天人感應) / 2) 음양(陰陽) : 양극의 상보성 / 3) 사시(四時) : 사계절의 의미 / 4) 오행(五行) : 만물의 다섯 가지 국면
3. 몸 - 1) 신성한 우주가 몸 안으로 / 2) 국가 관료체제의 위계관념이 몸의 질서 안으로 / 3) 장(藏)과 부(府) : 장기의 의미와 기능 / 4) 혈기(血氣)와 영위(營衛) : 생명력의 부양과 자기방어 체계 / 5) 경락(經絡) : 생명의 기운이 흐르는 길
4. 마음 : 신(神)과 정신의 개념들
5. 치유와 양생 - 1) 질병의 인식 : 정상과 병리 / 2) 치유와 양생의 이상적 방법 : 자연의 질서를 따라서 / 3) 건강 : 종교적 구원과 의학적 치유의 통일
6. 맺음말

8장 글을 마치며
참고문헌 / 찾아보기

 

* 책소개(출판사)

황로사상에 대하여 몸, 국가, 우주라는 세 가지 축과 『황제사경』과 『관자』 사편, 『회남자』와 『황제내경』의 네 문헌을 중심으로 여러 다양한 사상적 영향과 흐름을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황로사상은 우주론과 그것을 인간의 몸으로 실현하는 치신론 및 그 사회적 확장으로서의 정치사상인 치국론이 융합된 포괄적 세계관으로, 저자는 『황제사경』과 『관자』 사편의 사상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전국 중기에서 후기로 이어지는 황로사상의 전반적 성격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국 후기에서 한초에 이르는 황로계열의 문헌들로부터 황로사상의 경향을 찾아 개괄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한대 황로사상을 집대성한 문헌인 『회남자』와 황로의 자연관에 근거해 다양한 의서와 양생서를 종합한 『황제내경』도 고찰하여 황로사상의 사상적 흐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고대 중국인이 인간의 몸과 국가와 우주의 관계를 어떻게 총체적으로 파악했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또, 중국사상의 거대한 흐름과 그 속에서 태어난 한의학의 형성과정도 곁들여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