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농 준비 시절/예비 농부의 농사 배우기(2011년)

뜨거운 날 고추순 따기

최정 / 모모 2011. 7. 11. 19:09

 

2011년 6월 21일 화요일. 폭염주의보. 맑고 뜨거운 날

 

고추순을 따는 날 역시 뜨거운 날이었다.

고추순을 따 낼 때는 보통 방아다리 줄기 아래까지 주욱 흝어 내린다.

그러나 정석은 띄엄띄엄 고추잎을 좀 남겨두어야 한다고 한다.

줄기를 똑똑 갉아 먹는 벌레 거세미가 갉아 먹을 것을 남겨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세미(거세미 나방유충. 이곳에서는 사투리로 지심이라고 부름)가 고추대를 갉아 먹으면 끝장이다.

고추 나무가 곁가지를 벌려 영양분을 다른데 허비하지 않고

곧바로 자라 본 줄기에 고추가 많이 열리도록 고추순 따기를 해 주는 것 같다.

 

잘못하면 고추대가 부러지기 때문에 세심하게 작업을 해야 한다.

장갑을 끼면 작은 고추순을 제대로 딸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맨손으로 작업을 했다.

얼마나 손이 탈까 했으나 내 손은 그야말로 빨갛게 화상을 입은 손처럼 변해 버렸다. 

나중에는 꺼멓게 변하더니 이젠 장갑을 낀 손처럼 되었다.

손가락 마디도 급격하게 굵어지고 손도 검어지고 점점 내 손은 농부의 손으로 변해가고 있다. 

 

                 

                                     고추순 따기 전                                                                   고추순을 딴 후

 

 

                 

                  고추순을 따는 부산 언니와 최복토 양                                               진딧물을 잡는 천적 무당 벌레

 

 

                 

                               벌겋게 화상을 입은 내 손                                               고추순을 따서 까맣게 된 손가락

 

 

                 

                 잡초 방지용 매트에서 더위에 지친 밍밍                                                   잘 자란 시금치들

 

 

고추순 따기를 마치고 시금치 수확을 7박스 정도 했다.

칼로 시금치 뿌리를 자르고 대강 다듬어서 박스에 담았다.

갑자기 비 소식이 있어서 시금치 수확을 마치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었다.

비가 많이 쏟아지면 끝장인데 걱정이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꽃이 피어 먹을 수가 없다.

우선은 더 급한 양상추를 내일 수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