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가에, 집 주변에 여름꽃이 활짝 피어났다.
주변이 환하고 밝다.
마루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막걸리라도 홀짝일라치면
꽃 한 번, 밥 한 술
꽃 한 번, 술 한 모금...
봉숭아꽃과 노란색 토종 금잔화 (8월 1일)
노오란 금잔화 송이송이...,
탐스럽고 풍성한 꽃 송이를 바라보는 것 자체만으로 그저 흐뭇해지는 계절이다.
내 마음이 다 환해진다. (8월 1일)
장독대 주변에는 봉숭아꽃이 절정이다. (7월 21일)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간다.
참, 잘도 자라 주었구나. 꽃을 참 이쁘게도 피웠구나.
붉은빛 봉숭아꽃 (7월 21일)
참 이쁘구나, 하다가도 한 줄기 슬픔 같은 미세한 바람이 일렁인다.
꽃이 하나 둘 지면서 씨앗을 맺고 있는 봉숭아 (8월 12일)
뒤늦게 봉숭아 꽃물을 들이다. (8월 15일)
한 달 넘게 피어있는 봉숭아, 그 마지막 꽃을 따서 잎을 많이 넣어 돌에 빻는다.
보통 잎을 말려 물기를 좀 빼낸다는데, 원체 장기간 땡볕이 쨍쨍했기에 그냥 빻아도 되었다.
백반을 넣어 빻은 봉숭아를 손톱 위에 올리고 비닐을 싸고 실로 묶고...
시원해진 여름밤 마루 한 켠이 왁자해졌다. (8월 15일)
나도 봉숭아꽃이 한창 피어날 때는 올해는 꼭 봉숭아 꽃물을 들여야지 했으나
매일매일 마당가에 핀 봉숭아를 실컷 보고 났더니 그저 본 걸로 채워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저 구경만 했다.
활짝 핀 채송화 꽃밭 (8월 8일)
채송화도 봉숭아처럼 7월 중순경에 피어나 한 달 넘게 매일 피고 있다.
산그늘이 질 때쯤이면 꽃봉오리를 오므렸다가 아침해가 닿으면 예쁘게 꽃봉오리를 벌린다.
봐도 봐도 키 낮은 채송화가 그저 좋다.
그래, 그랬다.
어린시절 우리집 장독대와 앞뜰에는 항상 봉숭아, 채송화가 피었다.
매년 보면서도 꽃을 볼 때마다 흐뭇하게 웃으시던 엄마 마음을 이제야 알겠다.
시골 마당에 왜 다른 꽃보다 채송화, 봉숭아를 많이 심는지 알 것도 같다.
여름에 피는 꽃으로는 단연 최고이지 않을까?
개양귀비꽃, 아 저렇게 여리면서 고혹적인 분홍빛을 내다니! (8월 8일)
개양귀비꽃, 진한 주황빛이 참 유혹적이다. (8월 12일)
토종 금잔화와 뒤에 선 해바라기꽃 (8월 8일)
주황빛은 서양 금잔화, 노란빛은 토종 금잔화 (8월 8일)
족두리풀꽃 (8월 8일)
꽃 모양이 족두리 모양이라는데, 생각보다 꽃이 참 오래 피어있다.
그리고 줄기가 새롭게 나오면서 여기저기 새로온 족두리 모양의 꽃이 여러 송이 피었다.
나팔꽃. 늦게 심어서 키가 아주 작게 컸다. (8월 9일)
키 작은 나팔꽃 ^^
여주꽃이라고 한다. 처음 봤다. (8월 9일)
여주꽃. 환하게 노란 꽃을 피웠다. (8월 9일)
키가 무진장 큰 해바라기, 거의 나무 수준으로 자랐다. (8월 12일)
해바라기 줄기 굵기도 이렇게...
하, 진짜 환해진다. 해바라기야! (8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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