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본격적으로 '농폐'씨네 양배추밭 수확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여름 폭염을 거쳐 늦게까지 높은 기온이 지속되었다.
양배추가 한창 결구가 되는 시기에 태풍의 영향으로 큰비가 내리더니
양배추가 무르고 썩기 시작했나보다.
이렇게 양배추가 썩어갔다. (9월 9일)
썩은 물이 흐를 정도로... (9월 9일)
이렇게 겉만 무른 것은 그래도 다듬어서 일부는 건질 수 있었다. (9월 4일)
손으로 껍질을 벗겨내고 칼로 다듬어 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멀쩡한 양배추를 수확하는 것보다 몇 배의 노동력이 들었다.
멀리서 그냥 보면 다 멀쩡해 보인다. (9월 4일)
올해는 어찌나 열심히 제초 작업을 했는지 풀도 별도 없고 해서
밭 전체가 깨끗하게만 보여서 농사가 아주 잘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사이에 가을비가 또 오고 하면서
하루하루 썩어가는 양배추가 늘어간다. (9월 9일)
아, 이것은 양배추가 아니므니다!
이 많은 양배추를 언제 다 수확할꼬?
우선 멀쩡한 것부터 서둘러 수확을 시작했다.
자르고, 겉잎을 벗겨내서 박스에 담고...
며칠을 수확해도 별로 티가 안 난다.
더 상하기 전에 부지런히 수확을 할 수밖에...
하, 이렇게 깔끔하고 잘 자란 양배추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깨끗한 양배추를 골라 이렇게 박스에 담는다.
한 박스가 금방금방 채워진다. 이젠 이것을 밖으로 옮겨 내는 일이 문제이다.
누군가는 하루에 몇 백 박스를 들어 이것을 옮겨야 한다.
이럴 때는 남자의 노동력이 큰 몫을 한다.
길을 만들어 차를 밭 안으로 세워 놓고 양배추 박스를 나르기도 하고
나중에는 지게까지 가져와 지게질도 하고...
일부 양배추 수확을 한 밭 모습
열흘째 정신없이 양배추 수확만 했는데 60%나 했을까?
다행히 이번에는 남자 손님들이 와서 참 많이 도와 주었다.
해발 600여 미터의 이곳 밭까지 일꾼들의 점심을 해가지고 오는 일도 아주 큰 일이었다.
거의 매일 점심을 밭에서 해결했으니 말이다.
어제 오늘 또 가을비가 내리고 있으니 남은 양배추는 어찌될꼬?
다듬어서 쓸 만한 것들부터 막 따서 저장고로 옮기고는 있는데...
뜨거운 여름을 넘기고도 알차게 여물었는데 비에 썩어가는 양배추!
작년에는 이 밭에서 양배추가 거의 상하지도 않고 잘 되었다.
매년 잘 될 수는 없는 거니까!
하늘의 뜻이거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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