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짧은 글/떠나보기-산이나 들로

6번 국도를 따라 동해로 넘어가다

최정 / 모모 2012. 8. 24. 22:30

 

계방산 커피 산장 - 8월 23일

 

 

연일 비가 오는 가운데 농장에 온 손님들과 동해로 소풍을 가기로 했다.

동해로 넘어 가기 전에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커피 한 잔을 했다.

 

 

 

 

흉물스럽게 보일 수 있는 가스통 놓은 곳을 나무로 엮어 센스있게 꾸며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자생식물원을 산책하듯이 둘러 보았다.

 

 

한국자생식물원은 평창군에 있는데, 한반도 고유종의 꽃과 나무들로만 조성된 식물원이다.

너무도 많은 별별 꽃들과 나무들.

저마다 이름이 다르지만 다 우리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것들.

일일이 이름을 불러 주기에는 그 종류가 너무 많아 대강 보기에는 시간이...

 

 

 

 

 

5월에는 꽃이 한창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8월이라 꽃이 진 것들이 많아 아쉬웠지만...

 

 

 

 

 

산수국

 

 

 

 

 

마타리꽃과 쑥부쟁이들

 

 

 

 

 

생태식물원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식물군에서부터 희귀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 등을 보존하고 있는 곳

 

 

 

 

 

그냥 처음부터 멀리 보며 산책을 할 걸...

각종 꽃들의 이름표만 쳐다 보며 가다 보니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결국 머릿속에 남는 것은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 천천히 나무 공부, 꽃 공부 하자! 이렇게 다짐을 하며 돌아서야 했다.

 

 

 

 

 

소금강 입구 비석

 

 

소금강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학자 율곡 이이(李珥)의 《청학산기(靑鶴山記)》에서 유래한 것으로,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아직 비가 흩뿌리는 날씨

 

 

비가 연일 와서 그런지 계곡의 물이 우렁차게 흘러갔다. 그 풍광 또한 볼만 했다.

 

 

 

 

그저 바라 보는 것 자체가 시원스레 좋았다.

 

 

 

 

 

바위 틈에 아슬하게 뿌리 내린 나무를 보면 그저 경외감만 가득...

 

 

아쉽지만 시간상 소금강 등산로를 다 따라가 보지 못하고

아랫쪽만 조금 걷다가 내려 와야 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등산로를 따라 꼭 충분히 즐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원사

 

 

신라 시대에 창건되었다는 상원사까지 왔다.

높은 곳에 있으니 저 멀리 산의 능선을 바라 보는 맛이 있다.

 

 

 

 

 

상원사에 있는 고양이 석상

 

세조가 고양이의 도움으로 자객을 찾아내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가 깃든 석상

 

 

 

 

 

나무 아래 고양이인지, 호랑이인지 익살스러운 표정이 더 내 시선을 끌었다.

 

 

 

 

 

상원사에서 내려와 월정사 경내를 걸었다.

탑을 보는 것 자체가 나는 참 좋다.

오래 된 탑들이 주는 느낌은 참 묵직하면서도 잔잔한 그 무엇이 있다.

오래 대화를 하고 싶다.

 

 

 

 

 

어느덧 비가 그치고 우리는 주문진 앞바다로 달려 갔다.

 

 

무거운 구름덩이들이 바로 머리 위에 있는 것 같다.

푸른 동해만 운치 있는 게 아니었네.

 

 

 

 

 

파도가 높았지만 기어이 조금 더 바다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높은 파도가 무서워 그저 멀리 바라 보았다.

 

드넓은 바다는 무엇이든 다 빨아들일 것 같은, 거대한 그 무엇이 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6번 국도를 따라 달리면서

자생식물원, 소금강, 상원사, 월정사, 주문진..., 참 많이도 스쳐 다녔다.

그래도 주문진에서 먹은 생선구이가 아직도 아른거리는 것을 보니

뭐든 먹어야 아름다운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는 말이 맞다. ^^ 

 

열흘이 넘게 비만 오는데 이 비는 언제 그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