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아궁이 앞에서

최정 / 모모 2012. 10. 4. 22:08

 

 

 

 아궁이 앞에서

 

 

                       최 정

 

 

 

  산골에 첫서리가 오려는지 오늘따라 아궁이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 초저녁 얼굴을 내민 별들에게까지 들릴 것만 같습니다

 

  여고시절 긴 생머리 청순하던 미선이는 이 시간 남편과 딸의 저녁밥 짓고 있을까

 

  환한 함박웃음 매력적이던 순희는 지금쯤 내 안부 궁금해 할까

 

  그리운 얼굴 하나하나 아궁이의 불꽃처럼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따뜻해진 정강이와 무릎 쓸어보며 오늘 하루도 이만하면 됐다, 자족해 봅니다 산골의 밭일은 저절로 그러한 삶을 가르쳐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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