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최 정
마을 한 가운데 뿌리박고
넉넉한 줄기 벌려 농사꾼 이야기
푸른 잎으로 간직해온 느티나무
뒷산 무너지고 공장 연기 날리자
나뭇잎 누렇게 앙상해졌다
철든 자식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도시로 나가
빈 들판만 커다란데
된서리 내린 슬레이트 지붕마다
‘농산물 수입개방’ 대한민국 살 길이라고
○○○ 광고처럼 매일 등장한다
차라리 말없는 진짜 농사꾼들
느티나무 올려다보며 분노의 뿌리
억세고 억세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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