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대학 시절 시(1992-1996)

느티나무

최정 / 모모 2010. 12. 4. 12:35

 

느티나무

 

                         최 정

 

 

마을 한 가운데 뿌리박고

넉넉한 줄기 벌려 농사꾼 이야기

푸른 잎으로 간직해온 느티나무

뒷산 무너지고 공장 연기 날리자

나뭇잎 누렇게 앙상해졌다

철든 자식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도시로 나가

빈 들판만 커다란데

된서리 내린 슬레이트 지붕마다

‘농산물 수입개방’ 대한민국 살 길이라고

○○○ 광고처럼 매일 등장한다

 

차라리 말없는 진짜 농사꾼들

느티나무 올려다보며 분노의 뿌리

억세고 억세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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