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남주 시인의 묘소에서
최 정
찌르르, 찌르르
덜컹이는 차창에 매달려
여치 한 마리 따라 왔나 봅니다
무명열사의 무덤 지나 당신이 누운 곳
찌르르, 찌르르
여치 한 마리가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술 한잔 올릴 때마다
슬픔처럼
메뚜기가 툭툭 튀어 오릅니다
들녘에는 절망의 내용도 없이
낟알의 속살 속절없이 여물고 있는데
이슬 젖은 신발 무거워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얼마나 더 덜컹거려야
저 앞에 떠오르는 해, 바로 볼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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