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부평동 시절 시(1999-2009)

바람 부는 도시의 꽃

최정 / 모모 2010. 12. 5. 13:59

 

바람 부는 도시의 꽃


 



                              최 정


 


 


 


인천은 바람이 많아 좋았다


월미도로 달려가 바람 맞아도 좋았다


지저분한 골목 거름으로 삼고


24시간 꺼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 받아


거대한 빌딩 숲에 싹 틔우고 싶었다


아스팔트 위에 꽃 피우고 싶었다


멱살 쥔 술꾼들의 주먹에


이어폰 낀, 지하철의 수많은 귀에


질주하는 자동차들 번호판에


빨간 신호등처럼 곳곳에 피어나고 싶었다


바람 부는 도시의 거친 꽃처럼


 

나는 항상 노을의 건너편에 서 있었다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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