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巫病
최 정
전부 보여준 적은 처음이었다
중견 시인이 된 선배에게 시 건네고
돌아선 가을
차갑고 쓸쓸한 새벽별에게
당신은 누군가에게 영혼을 빼앗긴 적
영혼을 도둑맞은 것처럼 외로운 적
그래서 너무 허기져서
텅 빈 새벽 공기 마셔본 적 있나요
날 떠난 불구의 시들은
이제야 참
자유로울 텐데
나는 왜 아플까
막막한 어둠이 내려앉을까
나는 또 며칠 앓아누울 테지요
≪내 피는 불순하다≫(우리글, 2008)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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