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0-2012년 시

대설

최정 / 모모 2010. 12. 8. 12:32

 

 대설大雪

 

 

 

                           최 정

 

 

 

 막걸리 잔이 몇 순배 돌아가고

 눈이 날린다

 

 눈처럼 축축해진 몸을 끌고 들어와

 포근한 이불 속에 파묻는다

 

 창밖에는 여전히 눈이 날린다

 

 이불깃을 얼굴까지 끌어올리자

 잠이 눈처럼 쏟아진다

 

 죽음도 이렇게

 노곤한 잠처럼 찾아와 준다면

 참 따스할 텐데

 

 창밖에는 밤이 새도록 눈이 날릴 테고

 나는 까무룩 잠이 들면서

 눈 쌓인 자작나무를 자꾸 떠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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