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행
이세기
이작행 완행 철부선 여객실에
베트남에서 왔다는 새색시가
갓난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섬사람 몇몇이
그 엄숙한 광경을 신기한 듯 보며
어디로 가냐고 물으니
집으로 간다고 한다
집이 어디냐 하니
이작도라고 한다
어디를 다녀가냐고 하니
설 쇠기 위해 시장에 다녀온다며
숙주나물 두부 쌀국수를 내보인다
할멈 한 분이 짐보따리에서
가래떡을 건네주며
같은 고향이라고 한다
객실 안에 햇살이 환하게 번진다
이세기의 <언 손>(창비, 2010)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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