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농 준비 시절/귀농의 고수를 찾아서

귀농의 고수를 찾아서12 - 허심원 농장

최정 / 모모 2012. 2. 16. 10:30

                           

 

                                   

                                  장독대 너머로, 저만치 합천호가 보인다.                                             하트 모양으로 꾸며진 정원

                                  

 

 

흑돼지들. 뒷문이 열려 있어 이 넓은 우리를 다 돌아다닐 수 있다.

항생제, 호르몬제가 투여되지 않아 오염되지 않은 돼지들이다.

사료도 일반 사료를 먹이지 않는다. 잔반 같은 것을 모아 발효시켜 먹인다.

허심원 농장의 흑돼지맛은 먹어봐야 안다. 그 맛이 정말 남다르다.

 

 

 

닭들도 자연방사. 아무데나 막 돌아다닌다. 그래서 허심원 농장의 달걀은 그 맛이 일품이다.

오염되지 않은, 스트레스 받지 않은 그야말로 순수한 달걀을 얻는다.

 

 

 

꼬물거리는 돼지 새끼들보다 닭들이 더 많다. 돼지우리인지, 닭장인지 구분이 없다.

그냥 돼지와 닭들이 마구 돌아다닌다.

 

 

 

태어난지 3일 되었다는 돼지 새끼들. 무려 한번에 14마리를 낳았다.

닭들이 아랑곳없이 같이 논다. 다 한가족이다.

 

 

 

 

얘들은 아예 먹이통에 들어가 버렸다. 영리한 녀석들이다. 배 터지게 먹겠다. 

돼지우리를 중심으로 닭들의 영역이 무지 넓다.

 

 

 

닭들이 들어 와서 시끄럽게 해도 신경 안 쓰는지 어미 돼지와 새끼 돼지들은 낮잠을 즐기고 있다.

 

 

 

경남에 간 김에 우리는 허심원 농장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전에 인연이 있어 허심원 농장의 흑돼지 맛을 봤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 어떻게 가축들을 기르는지 궁금했다.

'밍밍맘'이 돌보는 고양이들이 일반 고기나 다른 맛있는 것을 먹일 때는 안 그랬는데

허심원 농장의 고기를 주자 아주 만족스러울 때 내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환장하며 먹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고기맛은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 제대로 알아보는 법이니.

 

합천호를 바라보다 골짜기로 꺾어 올라가니, 그 골짜기 끝자락에 농장이 있었다.

참 좋은 위치이다. 시야도 좋고 뒤에는 산.

인적고 드물만한 곳. 전망 좋은 곳에서 자연방사, 친환경으로 가축을 키우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농장주가 이곳에 터전을 마련한지 이제 6년째로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축사 시설과 전체 규모를 보니 많은 돈을 투자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할 일도 정말 많아 보였다. 가축수가 꽤 늘었으니 얼마나 바쁘겠는가.

양심적으로 정말 건강한 돼지와 닭, 달걀을 얻는 것에만 몰두한 나머지

판매와 유통에는 한계가 있나 보다.

축산업도 기업형이 아니면 그 판로를 찾기 힘든 현실.

 

인터넷 까페를 통해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달걀을 모아 보내시곤 하는 것 같은데

차를 타고 멀리 나가 택배를 일일이 보내야 하니

팔아도 계속 적자만 쌓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곳곳에서 작은 규모지만 양심적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쪼들리지 않고 먹고 살만한 세상은 언제 오려나?

 

새끼돼지들이 얼마나 귀엽던지...

닭들과 돼지들이 너나없이 한 식구로 잘 지내고 있었다.

닭들도 사람이 오거나 가거나 아주 신경도 안 쓰고 제 볼 일만 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 어릴적 시골에서는 다 그렇게 키웠었다.

마당에는 닭들과 오리들이 줄줄이 떼지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벌레를 잡아 먹고 풀을 뜯어 먹고 뛰고 날고...

 

 

 

아, 거위와 흰둥이의 사랑! 

이 거위 녀석은 흰둥이를 끔찍하게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절대 떨어지지 않고 거위는 흰둥이 주위를 맴돈다.

낯선 우리가 다가가자 거위가 꽥꽥대며 흰둥이를 집으로 들여보내고 혼자 낯선 우리를 방어한다.

거위는 어쩌다가 흰둥이를 사랑하게 된 걸까?

흰둥이는 겁이 많고 거위는 용감했다.

일행 중 누가 그랬다. 이 둘이 꼭 부부처럼 보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