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농 준비 시절/귀농 첫해 농사 배우기(2012년)

여성 홀로 '최복토' 양이 귀농하는 것을 지켜보며

최정 / 모모 2012. 3. 19. 11:27

 

이곳 산골 마을에는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 2012년 3월 17일 사진

 

 

 

작년에 유기농 농사를 배웠던 '최복토' 양이 홀로 귀농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멀리 느껴지는 전라도로 가게 되었다.

도와 주실 분도 있으시고 빈집도 많은 곳이니 자리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 

 

'최복토' 양이 두달 여의 해외 여행을 마치고 귀농 준비를 위해 며칠 전 우리 농장으로 왔다.

인도, 미얀마 등 가장 가난한 마을 위주로 다니면서 찍은 많은 양의 사진들을 보여 주었다.

겨울에 배운 침뜸을 아주 잘 써 먹어서 매우 건강한 상태로 돌아와 더욱 반가웠다.

 

우리가 더욱 신이 났던 것은 '최복토' 양이 인도 현지에서 직접 배운 인도 요리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이더니 '짜빠띠'와 '사부지'를 정말 그럴싸하게 만들어 냈다.

처음 먹어보는 나에게도 참 맛있게 느껴지는 음식이었다.

 

 

 

인도 음식 '짜빠띠'와 '사부지' - 최복토 양의 솜씨

 

 

 

'짜빠띠' - 밀가루를 반죽해서 구운 것

 

 

 

'사부지'를 손으로 집어 '짜빠띠'에 싸서 먹는다.

 

 

 

혼자 살림을 나게 되니 필요한 게 많다. 남는 살림도구를 조금씩 나누어 챙겨 주었다.

혼자 살게 되면 소소한 것들이 당장 필요하게 된다.

수저, 그릇, 행주, 수세미, 옷걸이, 이불, 달력, 양념, 수건, 걸레 등등을 챙기고

김장김치, 무장아찌 등의 밑반찬도 '밍밍맘'이 챙겨 주었다.

감자 농사를 해 보라고 '농사 폐인' 씨는 씨감자를 챙겨 주었다.

아, 그리고 중요한 것 더!

아기 고양이 수컷 두 마리('호미'와 '괭이')도 함께 보냈다.ㅋㅋ

혼자 심심하지 않도록 말이다. 또 시골은 쥐가 많으니 고양이가 있으면 좋다.

고양이까지 식구로 맞이하면서 '최복토' 양의 귀농 준비물은 완벽해졌다! ^^

 

물건들을 챙기면서 '최복토' 양은 신이 났다.

진짜 혼자 살아 본다고 설레이나 보다, 농사지을 일을 생각하면 신나는가 보다.

30대 초반의 여성 홀로 귀농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언니되는 마음으로 '최복토' 양이 조금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잘 해낼 것 같다.

 

떠나기 전날 '최복토' 양은 우리에게 인도 음식을 만들어 주고 '밍밍맘'의 머리를 잘라 주었다.

'밍밍맘'은 살림도구와 먹을거리를 세세하게 챙겨주었다.

'농사 폐인' 씨는 전라도까지 트럭을 몰고 모든 짐을 다 실어다 주고 뒤를 봐주고 오게 될 것이다.

또 전라도에 가면 '최복토' 양에게 도움을 많이 주실 분도 있으시다.

이렇게 귀농에는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집, 땅, 마을 분위기 등 사전에 알아볼 것들도 많다.

서로서로 의지하며 돕고 살게 되는 것이다.

 

여성독립농은 이렇게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그 앞에 파란만장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

도시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버린다면 자연 속에서 겸손하게 살아가는 길이 열린다.

 

 

 

 

'최복토' 양이 떠나기 전날 '밍밍맘'의 머리를 잘라 주었다. 머리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최복토' 양이 입양해 간 '호미(호랑이 무늬)' - 4개월된 아기 냥이

수컷 중 서열 1위로 아주 대범하다. 잘 적응할 것 같다.

 

 

 

'최복토' 양이 입양해 간 '괭이' - 4개월된 아기 냥이

수컷 중 서열 2위 되겠다. 아직 약간의 잠투정이 있기는 하다. 비주얼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