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농 준비 시절/귀농 첫해 농사 배우기(2012년)

눈 속에서, 파종 시작 - 브로컬리, 적양배추

최정 / 모모 2012. 3. 25. 19:37

 

 

         

3월 23일 종일, 24일 오전까지 쌓인 눈이다. 플라스틱 박스 위에 쌓인 높이..., 그나마 좀 녹거나 바람에 날린 거다.

 

 

 

파종을 하기로 한 날이다. 눈이 푸짐하게 와 주셨다.

날씨가 제법 춥다. 씨앗들이 놀라겠다.

모인 사람들이 많은 날이니 파종을 시작하기는 했다.

 

 

 

         

                  집에서 내려 가는 길. 이 길은 거의 우리만 오가는 길이라 우리가 눈을 치워 길을 내야 한다.

 

 

 

오늘은 면소재지까지 나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헉!

우선 큰길까지만 걸어갈 수 있도록  길을 냈다. 참, 풍경이 좋다.

그러나 눈 치우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눈길을 걸어 느릿느릿 큰길까지 나가고...

볼일을 보고 오니 다들 배고프고 지쳤다. ^^

산골의 삶은 저절로 느릿느릿, 느려진다. 농사철 빼고...

 

 

                  

 

         

비닐 하우스 앞에서 눈을 치우는 '모모'

참내, 쌓인 눈에 눈부셔서 몇 년만에 선글라스도 꺼내 보았다.^^

 

 

 

                  

                     파종에 대해 설명을 듣고                                                            다 같이 상토도 만져 보고

 

 

 

 

                   

      한 알, 한 알 집중해서 파종을 해야 하는 작업                                            파종을 끝낸 브로컬리

       

 

 

         

                 이곳에서 모종을 기르려면 전열선을 깔아야 한다. 다 같이 전열선 까는 작업도 배워 보고...

 

 

 

적양배추 파종을 했다. 5월 초 정식 예정으로 파종을 한 것이다.

농사짓기는 적절한 규모를 가늠하는 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서 만약 400여 평에 적양배추를 이곳에 심으려면 어떻게 규모를 따져서 준비해야 하는지...

 

적양배추는 이곳에서 대략 평당 10주 정도 들어간단다.

400평이면 4000주 정도가 필요하지만

발아율 85%와 기타 문제를 대비해 넉넉하게 6000주 정도 파종을 하게 되는 것이다.

평당 필요한 모종수를 이런 식으로 규모를 따지는 거였구나, 이걸 새롭게 인식했다.

이와 관련한 모종판 수와 상토의 양...

 

농부는 힘만 세서 일만 잘 하면 되는 게 아니다.

자기 농사의 규모와 순서 등 전체적인 계획과 실행을 입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체적인 그림을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 변동시켜야 하고

이 변동에는 날씨가 매우 중요하고 작물의 상태, 병충해, 제초, 출하 등 여러 가지가 고려되리라...

여기에 맞는 농사비용과 매출액까지 따져봐야 될 일도 남았다.

이건 현실적인 일이고 또한 이외에 고민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농자재, 농촌의 현실, 밭, 집...

나무, 풀, 작물 등의 모든 먹을 거리 공부...

사람, 자연, 우주...

 

아무튼 파종이 시작된 날에 모처럼 여럿이 모인 날이라서

드디에 나는 마가목주를 뜯었다. 기억하기 좋게 2011년 11월 11일 담가둔 것이다.

농사가 시작되면 기념으로 먹으려고. ^^

예상보다 맛이 근사했다. 향도 좋고..., 이건 마셔 봐야 안다.^^

 

눈이 엄청 쌓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농사는 시작되고 있다.

 

 

 

작년 가을에 찍은 사진. 마가목 열매는 빨갛다. 참 이쁘다.

마가목은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이 근처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열매는 '마가자'라고 하는대 옛부터 주로 술을 담가 먹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