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농 준비 시절/귀농 첫해 농사 배우기(2012년)

텃밭 - 비닐을 쓴 것과 안 쓴 것의 차이

최정 / 모모 2012. 6. 12. 19:56

 

5월 15일에  한 줄은 비닐을, 한 줄은 그냥 배추를 심었다. 차이점을 관찰해 보기 위해서...

이 사진은 5월 21일 찍은 것. 날이 가물어서 주기적으로 물을 주어야 했다.

 

 

 

 

5월 22일.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배추가 더워서 꼬부라진다. 물을 흠뻑 주었다.

비닐을 안 쓰니 가뭄에 약하다.

 

 

 

 

5월 22일. 비닐을 쓴 것은 비닐 안에 습이 있어 생생해 보인다.

비닐의 기능은 습도와 온도를 조절해 주는 이점이 있다.

 

 

 

 

물을 주고 난 후의 배추밭이다.

 

 

 

 

5월 22일. 컬리플라워도 비닐을 쓴 것은 역시 생생하다.

 

 

 

 

5월 22일. 비닐을 안 쓴 컬리플라워는 햇빛에 꼬부라진다. 물을 흠뻑 주면서 관리를 해야 했다.

 

 

 

 

6월 3일. 배추가 많이 자랐다. 비닐을 쓴 쪽이 좀 더 커 보인다.

 

 

 

 

6월 3일. 컬리플라워도 많이 자랐다. 역시 비닐을 쓴 쪽이 좀 더 크긴 하다.

 

 

 

 

6월 12일. 컬리풀라워

크기가 얼추 비슷하다. 문제는 이제 풀이다.

비닐을 쓴 것은 풀의 방해를 덜 받고 자랄 것이다.

그러나 비닐을 안 쓴 것은 풀과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6월 12일 배추밭

비닐을 쓴 것과 안 쓴 것의 크기 차이가 현격하다.

특히 비닐을 안 쓴 것은 풀들에게 엄청 시달리고 있다.

풀은 뽑으면 순식간에 또 올라온다. 뒤돌아서면 풀이 자란다.

 

물론 풀 정도야 제거해 주면 된다.

그런데 5-7평 도시 주말 텃밭도 아니고

농사 지으면서 먹을거리 텃밭 관리

(각종 쌈, 콩, 고구마, 땅콩, 옥수수, 감자, 부추, 대파, 호박, 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등등)가

어디 만만한 일인가.

 

 

 

우리도 물론 텃밭에 먹을거리를 길러 먹는 것은 비닐을 안 쓴다.

왜?

자연 그대로, 자연에 가깝게 키우는 것이 가장 맛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니 몸에도 좋을 수 밖에 없다.

크기가 좀 작아도 그 맛에 큰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풀에 시달리며 생존 경쟁을 통해 살아 남은 것들이다.

무엇보다 비닐을 안 써야 대기 중의 온갖 성분이 흙에 녹아 작물이 이를 흡수하며 큰다.

비가 한번 오고 나면 작물이 쑥쑥 자라는 게 눈이 보일 정도이다.

빗방울 속에 어마어마한 영양분이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또한 비닐을 안 써야 흙 속에 있는 미생물, 지렁이 같은 게 활발하게 활동한다.

비닐 속에 있는 풀들이 자라지 못하고 타 죽는데

그 속에 미생물들이 뜨거워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겠는가.

 

비닐은 확실히 온도, 습도, 풀 등의 관리를 수월하게 해 준다.

상품을 만들어 어느 정도의 양을 출하 하기 위해서

우리는 현재 밭에 비닐을 쓰고 있다.

비닐을 안 써서 유기농으로 생산한 소규모 상품을 활발하게 거래할 수 있는

그런 이상적인 세상이 오려나?

벌레에 구멍 나고 크기가 작고 못생긴 그런 것을 더 좋아하며

사 먹을 사람들이 대부분인 그런 세상이 오려나?

 

비닐을 두고 누군가는 또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것과 현실 사이에서 말이다.

이것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닐테지만

현실에 발을 딛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고민이 되는 문제일 것이다.

우리는 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헤매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