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연가
- 감나무
최정
늙은 감나무 그늘에 앉아 감꽃 피기를 기다립니다.
낯선 골짜기에 들어와 처음 밭 갈고, 터줏대감인 당신에게 막걸리 한 사발 올렸었지요.
봄이 와도 새순 돋지 않아 조바심 나게 하더니, 어느새 무성한 잎 달고 있습니다.
초보 농사꾼이 일군 밭에도 감자꽃이 피고 호박까지 앞 다투어 꽃 피우는데, 당신은 감감 무소식입니다.
감꽃 피기를 기다립니다. 꽃 피는 날엔 농기구 내려놓고, 당신에게 달려와 하루 쉬었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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