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시 - 최정/2013-14년 산골연가(청송)

산골 연가 - 농부의 몸

최정 / 모모 2013. 6. 14. 13:11

 

 산골 연가

      - 농부의 몸

                                 최정

 

 

 

 

 농부의 몸이 되어 가나 봅니다

 

 저녁 먹고 농사일지 쓰고 나면

 어둠의 입자 빽빽하게 내린 골짜기와 한 몸이 되어 곤한 잠에 빠져듭니다

 

 까맣게 잠들었다가

 어둠의 입자 묽어지는 새벽녘 저절로 눈 떠집니다

 

 고요하게 맑은 새벽

 때론 당신에게 보내는 연서 같은 시구 끄적여 보기도 하지만

 내 시로는 흉내도 못 낼 만큼 매일매일 감탄사 내뱉게 하는 밭으로 서둘러 달려갑니다

 

호미 한 자루로 아침 맞이합니다